출근 준비로 분주한 아침, 마스크 찾기에 여념이 없다.
어제 사용했던 마스크로 할까, 새 마스크로 할까 잠시 갈등하다 ‘그래, 한 번 더 사용하자’란 생각으로 집어 든 새 마스크를 내려놓는다.
‘일회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렇게 며칠을 사용하기도.
옷을 입고 신발을 챙겨 신고도 대중교통을 이용할까, 자가용을 탈까 고민에 빠진다.
예전이라면 기름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나라에서 ‘교통체증 최고 수위 출근길 자가용이 웬 말이냐’ 할 테지만 밀접 접촉을 피해야 하는 지금, 대중교통 이용 시민이 확실히 줄었다.
출근 시간 지하철 안, 최대한 기침하는 사람과는 떨어져 서있어야 한다. 옆 사람이 헛기침이라도 할라치면 흠칫! 마스크로 가린 입을 손으로도 막아본다.
다사다난한 출근길을 뚫고 정신없이 일 삼매경에 빠진 후 찾아온 꿀맛 같은 점심시간. 그러나 맛집은 뒷전. 최대한 손님이 적은 곳으로, 후다닥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찾아 나선다.
여러 메뉴를 주문해 도란도란 담소 나누며 화기애애 나눠 먹는 문화는 기억에서 사라졌다.
퇴근길 삼삼오오 호프라도 한잔하던 문화는 어디로 간 것인지 일이 끝나기 무섭게 쏜살같이 집으로 가기 바쁘다.
집에 도착해서도 피곤한 날이면 바로 널브러질 만도 한데 손 소독제로 현관에서 닦고, 화장실에서도 닦고. 닦고 닦고 또 닦고.
저녁식사 시간. 이것저것 시식해보며 맛 좋은 식재료로 장을 보고 요리하는 것은 옛말.
컴퓨터나 휴대폰 화면을 통해 눈요기로 시식을 하고 선택, 몇 번의 클릭을 하면 현관 앞까지 날라다 준다. 그렇게 아이들 개학이 늦어지면서 하루 종일 살림에 부대끼고 삼시 세끼 시달리는 아내의 집 밥 대신 배달 식사로 저녁을 때우고 만다.
오늘은 확진자 수가 줄어들었을라나. 침대에 누워 마감 뉴스를 들여다보지만 아직은.
만개한 봄꽃 향을 마음껏 맡을 날이 하루속히 다가오기를 기대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이상명 스마트미디어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