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과야킬 시내 곳곳 시신…냉동 컨테이너·종이 관 등장
에콰도르 과야킬 시내 곳곳 시신…냉동 컨테이너·종이 관 등장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4.0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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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과야킬 공립병원 앞 시신 보관용 냉동 컨테이너 설치
판지제조업협의회, 압축 판지 종이관 2000여 개 과야킬시 제공
에콰도르 과야킬의 종이로 만든 관. (사진=연합뉴스)
에콰도르 과야킬의 종이로 만든 관. (사진=연합뉴스)

남미 에콰도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는 가운데 쏟아지는 시신 수습을 위해 냉동 컨테이너와 종이 판자가 등장했다. 

5일(현지 시간) 에콰도르 정부는 수출관문이자 최대 도시인 과야킬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며 집안이나 길거리에 시신이 방치되는 사례가 늘어나자 이들을 대형 냉동 컨테이너 3대에 몰아넣고 폭증하는 시신처리를 위해 판지로 만든 관마저 동원하기 시작했다고 연합뉴스가 6일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에콰도르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646명이고 사망자는 180명에 이른다. 다만 보건 당국은 정부 통계에 확인되지 않은 감염자·사망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과야킬의 감염자와 사망자가 쏟아지며 병원은 정상 업무를 보지 못하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넘쳐나는 시신은 제때 수습조차 되지 못해 또 다른 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에콰도르 군경이 과야킬 거리 곳곳에 방치된 시신 수습에 나선 후에도 여전히 천에 덮인 시신들이 목격될 정도로 현지 상황은 매우 심각한 상태다. 

이를 위한 고육책으로 과야킬 공립병원 앞에 길이 12m 컨테이너 3대를 설치했다. 코로나19로 숨진 시신을 묘지가 준비되기 전 임시 보관하는 곳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과야킬 시의회는 판지제조업협회에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들이 압축 판지(종이 관)로 만든 2000여 개의 관을 과야킬시에 제공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편, 에콰도르 보건당국은 전 국민의 60%에 해당하는 인구가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고 전망한 가운데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은 감염자가 쏟아지고 있는 과야킬이 속한 과야스주의 사망자가 3500명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에콰도르 현지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자 주변국들의 경계 또한 강화되고 있다. 

육로 국경이 에콰도르와 마주한 페루·콜롬비아는 전날 국경에 군대를 배치했다고 현지 언론들을 인용해 로이터가 전했다. 

마르틴 비스카라 페루 대통령은 “에콰도르가 겪고 있는 어려운 상황”에 위로를 보낸다면서도 국경을 통제할 수밖에 없다는 심정도 함께 전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