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바이러스는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하는 것이다
[기고 칼럼] 바이러스는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하는 것이다
  • 신아일보
  • 승인 2020.04.0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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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년 보건학박사
 

코로나19(COVID-19)는 유례없는 높은 전파력으로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코로나19는 계절성 감기의 흔한 원인 중 하나인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이 아형(subtype strain)이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스스로 번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숙주가 필요하다. DNA 없이 RNA로만 번식하는 바이러스는 숙주의 세포를 이용하므로, 대개는 같은 종끼리 전염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사스(SARS), 메르스(MERS),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nCOVID) 등은 원래의 숙주가 인간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에게 감염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코로나19는 빠른 전파력, 무증상 전파·에어로졸 등 다양한 감염 경로, 고령자 중심 높은 치명률, 글로벌 유행의 시차성이 추가적 요인으로 작용하며 지역사회 전파가 가능한 모든 요인을 갖추어 지역·집단 특성에 따른 풍토성 전환 확률이 매우 높다. 코로나19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병원 내 감염이 아닌 지역사회의 감염이 중심이 되고, 백신과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의 변이는 무작위로 발생되며 증식 횟수당 일정 확률로 나타난다. 변이를 거쳐 유리한 변이가 선택돼 신종 바이러스로 출현하기 위해서는 일단 증식이 충분히 일어나는 원숙주가 필요한데 코로나는 박쥐가 원숙주이다. 박쥐에서 발생된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종을 건너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면 인류는 이전에 접촉한 적이 없는 완전 새로운 구조의 항원과 마주치게 된다. 집단 면역이 제로상태이므로 범세계적 유행의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감염 전파의 특성상 바이러스의 입자가 크기 때문에 에어로졸의 바이러스 농도가 감염 필요 농도 이상 수준으로 쉽게 올라가지 못한다. 야외나 환기가 잘되는 곳이라면 마스크의 중요성이 크지 않다. 하지만 입원실처럼 실내에서 계속 기침을 하는 감염자가 있는 경우 에어로졸의 농도가 위험한 수준으로 금방 올라간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비말을 통해 감염이 전파된다고 할 때 마스크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코로나의 경우 손을 통한 분비물의 접촉이 더 중요하다. 특히 병원에선 화장실 등의 손잡이가 주된 감염원이 된다. 손을 씻고 나오면서 오염된 손잡이를 만져야 한다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코로나19의 미생물학적 특성에 따른 방역 조치의 한계점과 유행 전망을 고려해 볼 때,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자에 특별한 대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또한 코로나19처럼 전파력이 높고 치명률이 낮은 감염병이 유행할 때는 지역사회 감염으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전국 보건소에 음압특수엠블런스와 음압텐트, 전동식호흡보호구 지원이 절실히 요구되며, 일차의료시스템 구축과 공공보건의료시스템을 강화해 유사시 감염병 확산에 따른 단계별로 신속하게 대응 조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는 서로 마주보고 이야기 하며 식사나 회식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그리고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않는 습관과 더불어 손을 수시로 씻어주는 것도 중요한데, 인지질 껍질을 가진 바이러스이므로 특별히 손 소독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비누에 계면활성제가 들어 있기 때문에 충분한 효과가 있다. 바이러스는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하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는 밀접 접촉으로 전파될 확률이 크기 때문에 각 개인의 생활 방식이 감염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감염의 기회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길은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 社會的 距離)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감염이 된 사람과 감염되지 않은 사람 사이의 접촉 가능성을 감소시켜 바이러스의 전파와 감염을 늦추고 최종적으로 사망률을 최소화하는데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기침이나 재채기 등의 비말 감염의 경우에 가장 효과적이며, 성적 접촉을 포함한 직접적인 신체적 접촉에 의한 감염이나 간접적인 물리적 접촉에 의한 감염이나 공기 감염에도 효과적이다.현재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을 하는 것이다. 코로나19 감염증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면역력을 키우고, 손씻기, 기침예절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가능한 한 다른 사람과 악수 등 신체 접촉을 피하고, 2m이상 건강거리 두기 실천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김문년 보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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