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주에 흔들리는 개미들…전문가 "일희일비는 금물"
급등주에 흔들리는 개미들…전문가 "일희일비는 금물"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4.02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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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개발 소식만으로 관련기업 가치상승 논하긴 일러"
코스피가 상승 출발한 2일 오전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시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상승 출발한 2일 오전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시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증시에 물밀듯 유입되고 있는 일명 '동학개미운동'의 초점이 제약·바이오주가 분포된 코스닥 시장에 쏠리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테마주의 경우 향후 주가 흐름을 예측할 수 없어, 개인 투자자의 추격매수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을 선택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지난달 27일까지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9조9842억원, 코스닥시장에서 3조371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유가증권시장의 순매수 비중을 86.8%로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 오전장까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를 1조7447억원, 코스닥시장 상장사를 3394억원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 비중이 83.6%까지 떨어진 셈이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닥 상장사 중 제약·바이오 관련주 매수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정오 기준 코스닥 제약 업종 지수는 7574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종가기준 최저점인 5544원 이후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또 지난 1일 장 마감을 기준으로, 개인은 바이오 기업인 셀트리온헬스케어를 402억원 순매수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화학에 이어 순매수 규모 4위에 올렸다. 이날 장 초반 기준으로는 바이오 기업인 씨젠도 순매수 규모 6위까지 올랐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닥 상장사 중 제약·바이오주를 많이 사들이면서, 개인 매수세가 코스닥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제약·바이오주가 코스닥시장에 몰려 있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분포돼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된 뉴스가 하나 나올 때마다 코스닥시장에 개인 자금이 몰리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제약·바이오주와 같은 급등주는 향후 주가 흐름을 예상할 수 없어, 개인이 투자하기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지난 1일 장 초반 높은 순매수를 기록했던 씨젠은 개인이 대거 매수하자마자 급락했다. 

지난해 8월만 해도 1만원대였던 씨젠의 주가는 코로나19로 인한 수혜 기대감에 지난달 27일 장중 한때 14만1400원까지 치솟았다. 개인 투자자들은 27일부터 이달 1일 장 초반까지 6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지만, 씨젠은 이날 장 막판 들어 14.76% 폭락했다.

오전장 까지만 해도 개인 순매수 상위권에 있던 씨젠은 장 마감 종가 기준으로는 9만4700원까지 빠지며 순매도 규모 3위에 올랐다. 씨젠이 지난달 27일 기록했던 고점 대비 주가가 33% 내린 만큼, 씨젠을 매매한 적지 않은 개인 투자자들이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형렬 센터장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테마주는 이제까지 발표된 기업의 실적보다는 앞으로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테마주는 변동성이 크고 기업의 성장성, 즉 향후 주가를 설명할 수 있는 요인이 부족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도 "코로나19와 관련된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만으로 제약·바이오 기업의 가치 상승을 논하기는 이르다"며 "기본 체력 없이 상승한 테마주는 향후 이슈가 잠잠해지면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분석이 쉽지 않으므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