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n번방, 호기심에 입장한 사람 대해선 판단 다를 수 있어"
황교안 "n번방, 호기심에 입장한 사람 대해선 판단 다를 수 있어"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4.0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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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황교안, 사태 심각성 이해 못 해" 비판
황교안 "개별적 판단, 양형 고려 필요하단 것"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일 서울 양천구 목동동로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일 서울 양천구 목동동로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1일 디지털 성 착취로 불거진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관련 가입자 신상 공개 문제에 대해 "호기심 등에 의해 방에 들어왔다가 막상 적절하지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에 대해선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황 대표의 이런 발언을 두고 심각성을 간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n번방 참여 회원으로 추정되는 26만명에 대한 신상 공개 여부에 대해 "n번방 대표도 처벌하고 구속했지만, 관련 사람들에 대해선 개별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다만 "전체적으로 오랫동안 n번방에 들락날락했던 사람에 대해선 처벌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가입자 중 범죄를 용인하고 남아있었거나, (범죄) 활동에 참여한 사람은 처벌 대상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n번방에 참여하려면 메신저를 설치하고, 특정 대화방에 들어가 운영진에게 가상화폐를 송금해야 한다는 점에서, 황 대표가 '단순 호기심으로 n번방을 찾은 회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사태 심각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하고 있단 지적이 나온다.

일부 정당에서 비판이 잇따르자 황 대표는 토론 종료 4시간 만에 입장문을 내고 "개별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은 법리적 차원에서 처벌의 양형에는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일반론적인 얘기였을 뿐"이라며 "n번방 사건의 26만명 가해자와 관련자 전원은 이런 일반적 잣대에도 해당될 수 없다"고 해명했다.

또 "용서받을 수 없고, 용서해서도 안 되는 극악무도한 범죄 행위를 저질렀고, 이들 전원이 누구고 무슨 짓을 했는지 국민 앞에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황 대표는 토론회에서 n번방 방지와 관련해선 "(국회에) 제출된 법안을 정리하고 차제에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특별대책을 만들겠다"며 "성폭력 범죄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력히 대응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직접적 가해자는 물론 영상 유포자, 돈을 주고 참여한 사람에 대해서도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단 주장도 내놨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