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오지 말라는데 꼭 가야 하나요?
[e-런저런] 오지 말라는데 꼭 가야 하나요?
  • 신아일보
  • 승인 2020.03.2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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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전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몸살을 앓은 지 벌써 두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추운 날씨에 코로나19까지 유행하면서 대다수 국민들의 몸과 마음은 더욱 꽁꽁 얼어붙었다. 특히나 대한민국 전역에 경제 한파까지 불어 닥치면서 이 긴 겨울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게 됐다.

그런데 지난주까지 기승을 부리던 꽃샘추위마저 끝나고 대한민국 전역에 봄이 왔다. 앙상한 가지만 나부끼던 나무들에는 예쁜 꽃들이 피어나고, 봄을 알리는 초록빛 새싹이 여기저기 손짓한다. 하지만 꽃구경도 사치가 돼버렸다. 있을 때는 몰랐던 소중함을 깨닫는 순간이다. 길가에 핀 꽃 한 송이가 이토록 예쁘게 느껴진 적이 있었나 싶다.

원래의 3월이라면 전국 곳곳에서 시작되는 축제로 몸살을 앓을 때다. 하지만 올해는 모든 봄꽃축제가 취소됐다. 바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이다. 전염병 특성상 인파가 몰리면 감염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지자체마다 상춘객의 발길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럼에도 만개한 꽃을 보려는 상춘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나름대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조용히 꽃만 보고 가겠다는 의지겠지만 끊임없이 몰리는 상춘객들에 지자체들은 골치를 앓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더 와달라고 손짓하며 반겼을 일이지만 올해는 방역에 비상이 걸리면서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정부는 연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며 모이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집단감염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꼭 축제장을 방문해 SNS에 올릴 인증샷을 찍어야만 하는 걸까.

멀리 가지 않아도 집 근처 공원이나 숲에 핀 그 꽃 한 송이도 충분히 아름다운데 말이다.

고아라 편집부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