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정성 지표 위기 보험사들, 자본확충 시간 벌어
국제회계기준위원회가 새 국제보험회계기준 IFRS17 도입 시기를 1년 연기해 오는 2023년으로 조정했다. 초저금리 시대에 건전성 지표 하락을 우려했던 보험사들은 자본확충에 필요한 시간을 1년 더 벌 수 있게 됐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위원회(이하 IASB)는 지난 17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에서 이사회를 열고 새 국제보험회계기준(이하 IFRS17) 도입 시기를 1년 연기하는 안건을 IASB 위원 14명 중 12명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IFRS17 도입 시기가 기존 2022년에서 2023년으로 미뤄졌다. IASB는 IFRS17 보험계약의 최종 개정 기준서를 오는 6월 말 공표할 예정이다.
IFRS17 도입이 연기되면서 보험사들은 자본확충에 필요한 시간을 좀 더 벌 수 있게 됐다.
IFRS17은 보험사가 상품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을 계약 시점 원가가 아닌 매 결산기 시장금리를 반영한 '시가'로 평가하는 게 골자다.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을 부채로 봤을 때, 과거 판매했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이 보험사 부채비율을 높이게 되고, 건전성 평가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을 낮출 수 있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들은 이 지표를 지켜내기 위해 자본확충에 나서야 한다.
실제,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에 대비해 지난해 자본확충을 단행한 바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연말까지 메리츠종금증권을 통해 8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또 메리츠화재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3500억원가량 자금을 끌어온 데 이어 지난달 2500억원 규모 공모 후순위채 발행을 진행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본확충 문제나 시스템 개발, 인력 등과 같은 곳에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1년 연기되면서 시간을 벌었다"며 "국내 보험사의 경우 도입 시기에 맞춰 준비해오고 있었는데 현재 금리도 낮아지는 상황에서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