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에 눈 돌린 유업계…사활 건 생존경쟁 본격화
가정간편식에 눈 돌린 유업계…사활 건 생존경쟁 본격화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3.1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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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명' 저출산 추세 영유아 줄면서 흰우유 소비 감소 '성장 정체’
남양 '이유식 배달', 매일 '성인영양식', 푸르밀 '단백질식품' 발굴
어느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어느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유업계는 이유식 배달과 단백질식품, 가정간편식(HMR) 등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저출산이 심화하는 가운데 주력인 흰우유 소비가 줄면서 성장 정체가 지속되자, 사업 다각화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매일유업·푸르밀 등 유업체들은 신사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구독경제’ 트렌드에 맞춰 ‘케어비(CareB)’라는 브랜드를 론칭하고 이유식 배달사업에 뛰어들었다. 구독경제란 소비자가 일정 금액을 내고 정기적으로 제품·서비스를 받는 것이다. 케어비는 소비자가 스마트폰으로 이유식을 주문하면, 남양유업의 전국 대리점을 통해 원하는 날짜에 집 앞까지 정기 배달해주는 게 핵심이다. 

남양유업 이유식 브랜드 '케어비' 연출컷. (제공=남양유업)
남양유업 이유식 브랜드 '케어비' 연출컷. (제공=남양유업)

메뉴 개발은 한국영양학회와 함께 진행했으며, 아이 체질에 맞춘 ‘영양 맞춤 식단’을 단계별로 선보일 예정이다. 메뉴 종류만 400여 가지다. 남양유업은 이달 말부터 케어비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기존 이유식 브랜드들과 차별화하고자 엄마가 아이 체질에 따라 이유식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며 “관련 사업을 위해 충청남도에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성인영양식과 가정간편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인지도 쌓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8년 ‘영양전문가의 선택’이라는 콘셉트로 출시된 성인영양식 브랜드 ‘셀렉스’의 경우, 매일유업이 50년간 영유아 대상의 먹거리 생산 노하우를 생애 전 주기로 확장·적용한 것이다. 30대 이후부터 근육량이 점차 줄고, 중·장년층의 우유 섭취가 어려운 점을 감안해 단백질을 집중 강화한 제품이다. 제품 형태도 액상파우치·씨리얼바 등 간편함을 강조해 반응이 좋다. 

매일유업은 또 프리미엄 ‘상하목장’을 앞세운 ‘슬로우키친’ 간편식 제품들도 꾸준히 내놓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와 함께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 추구) 트렌드에 맞춰, 원재료 선정부터 수제방식의 레시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현재 카레와 파스타소스, 스프 등으로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매일유업 성인영양식 '셀렉스(좌)'와 가정간편식 '상하목장 슬로우키친(우)' (제공=매일유업)
매일유업 성인영양식 '셀렉스(좌)'와 가정간편식 '상하목장 슬로우키친(우)' (제공=매일유업)
푸르밀 신동환 대표(우)와 에이플네이처 이성훈 대표(좌) 간의 단백질식품 개발 MOU 체결 현장. (사진=푸르밀)
푸르밀 신동환 대표(우)와 에이플네이처 이성훈 대표(좌) 간의 단백질식품 개발 MOU 체결 현장. (사진=푸르밀)

푸르밀도 최근 ‘칼로바이’로 알려진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기업 ‘에이플네이처’와 손잡고 연내에 단백질을 강화한 우유·요거트 등 신제품을 출시한다. 건강과 체형관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간편하면서 맛있는 단백질식품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푸르밀 관계자는 “건강 지향 라이프스타일 확산과 대중적으로 단백질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점을 고려해 유제품 생산 노하우를 살려 단백질식품 개발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의 출산율 감소는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 출생·사망통계(잠정)’에서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나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이러한 저출산 추세는 영·유아인구 감소로 이어져 흰우유 소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국민 1명당 연간 흰우유 소비량은 1997년 31.5킬로그램(㎏)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8년 26㎏까지 떨어졌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