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SO)의 2018년은 빛났다. 그해 케이블TV는 6.13 지방선거에서 지상파 방송사의 시청률을 뛰어넘으며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케이블TV는 청년기자단 202명을 선발해 직접 뉴스제작에 참여시키는가 하면, 지역선거방송 처음으로 울릉도까지 찾아가 후보자 토론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당시 울릉도 개표방송은 사상 최대인 7%대를 기록한 것으로 기억된다.
케이블TV는 지역별 선거 후보자 연설방송을 무료로 지원하고, 당선자 대담 인터뷰를 특집으로 편성하면서 전국방송사들과 다른 모습을 시청자에게 각인시켰다.
케이블TV는 이후 미디어빅뱅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해법으로 지역성을 강조했다.
정부에서도 케이블TV를 응원했다. 정부 관계자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주도할 시기는 이미 지났고, 혁신성장동력은 기업과 시장에서 이끌어야 한다”며 “지역케이블TV는 각 지역의 경제력, 사회적 발전의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학계서도 케이블TV의 해설·논평 금지조항을 폐지해 지역뉴스 품질을 개선하고, 사회적 기능을 증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또,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홍보방송을 케이블TV에 위탁해 시민들의 소통공간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제언도 쏟아졌다.
이렇게 빛을 발하던 케이블TV는 이후 1년새 유료방송시장에서 인터넷TV(IPTV)와의 인수·합병(M&A) 이슈에 가려졌다.
관련업계는 케이블TV가 IPTV 기업에 인수되면 지역성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정부는 피인수 대상인 케이블TV의 지역성 강화 등을 승인 조건으로 내걸어 일단락 했다. 상황은 이렇지만, 케이블TV 업계는 여전히 M&A 이후 지역성이 퇴색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케이블TV의 지역성 퇴색은 곧 지역만의 소통 채널이 사라진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케이블TV 경쟁력의 핵심인 지역성이 사라지면, IPTV와의 경계는 더 이상 무의미해지는 셈이다.
이런 케이블TV가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다시 빛을 발하고 있다. 케이블TV는 지역별 ‘코로나19’ 확진자 정보를 제공하는가 하면, 소상공인을 위한 관련 콘텐츠를 자체 제작해 공급하기 시작했다.
케이블TV는 소상공인-지자체-케이블TV 삼각연대를 위한 지역 경제 활성화 자체제작 콘텐츠 긴급 편성했고, 지자체와 연계한 전통시장 살리기 캠페인과 다양한 현장 체험형 프로그램을 제작해 매출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
가령, CMB대구방송은 전체 권역을 특보체제로 전환해 시, 도 권역 브리핑을 생중계로 전달하고 있으며 ‘코로나19’ 관련 현장 연결 방송과 특보를 진행 중이다.
CMB대구방송은 앞서 ‘코로나19’ 시작 시점부터 현재까지 총 8편의 특집 대담 프로그램을 제작해 지역민에게 ‘코로나19’ 예방과 확산 방지에 주력했다.
또, KCTV제주방송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지역채널 CH7 제주도 ‘코로나19’ 브리핑을 매일 11시 생중계 한다. 지역정보 채널 CH20을 통해 △코로나19 현황 △확진자 현황 △제주지역 선별진료소 연락처 △장애인 이용법 등 예방수칙도 24시간 상시 제공하고 있다.
제주방송은 제주 도내 확진자 동선 정보를 시간대별로 자세하게 제공하며, 2차 감염 피해를 막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케이블TV의 지역성은 언젠가 IPTV에 가려 사라지고, 가입자 대부분도 IPTV로 넘어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케이블TV의 지역 내 역할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케이블TV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때다.
정부는 각 지역에서 케이블TV가 사회 발전의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고 힘을 보탠 만큼 더욱 확실한 지원정책을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