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 등 밀착스킨십 모습 감춰… 대신 방역통 둘러메고 거리 나서
헌혈·의료·기부 등 방식도 다양… 홍보→봉사 선거문화 개선 평가
4·15 총선을 코앞에 두고 터진 감염병 확산 사태가 정치권에 변화를 가져와 주목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흔하디 흔했던 악수를 하고 명함을 돌리는 '밀착 스킨십' 선거운동이 모습을 감췄다. 대신 예비후보자들이 직접 방역통을 메고 소독약을 뿌리거나, 헌혈에 나서는 등의 활동으로 자신을 알리고 있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각 지역 예비후보의 방역 봉사나 헌혈 사진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지역 봉사가 활성화됐다는 걸 방증한다.
우선 코로나19 확산으로 각 정당이 대면 선거운동을 자제하기로 하면서 최근 후보자 사이에선 '방역 유세'가 유행이다.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선거사무소 문을 닫고 '주민자치 방역단'을 구성해 시장, 공원 등 다중이용시설과 취약계층 이용 시설에서의 방역에 한창이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지하철역, 버스 정류장 등을 중심으로 방역 활동을 진행하면서도 코로나19 취약계층을 위한 봉사 활동에 나서고 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은 지난달 25일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통보받은 직후부터 지역 방역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방역 실패'를 강조하면서 자신이 '지역 일꾼'임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경북 경산 후보 경선에서 맞붙은 윤두현·조지연 예비후보는 각각 방역통을 등에 짊어지고 지역 곳곳을 돌며 '방역 경쟁'을 펼치고 있다.
김종회 민생당 의원도 '가족방역봉사단'을 꾸리고 방역에 나서면서 지역 헌신의 진정성을 부각하기도 했다.
방역뿐 아니라 헌혈 봉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5일 민주당은 헌혈행사에 참석했다. 이인영 원내대표와 윤호중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는 물론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영입인재 10여명도 동참했다.
같은 취지로 지난달 18일 헌혈한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경우 "대구시당·경북도당부터 자원봉사 지원단을 구성해 현장 지원에 나서길 바란다"며 "가능한 모든 인원이 헌혈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아울러 박인숙 통합당 의원의 경우 한 달 세비 전액을 코로나19 대응 지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함께 통합당은 당 소속 현역 의원 118명이 100만원씩 성금을 내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피해가 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려는 움직임도 주목된다. 민주당 의원들은 SNS에서 직접 자신의 단골집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단골집 추천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봉사에 나선 정치인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단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다.
전직 의사인 안 대표는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한 대구에서 직접 의료 봉사를 펼치고 있다. 안 대표는 확산 속도에 비해 의료 인력이 부족한 대구·경북 상황을 직접 목격하면서 쉽게 서울로 올라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의 행보는 여론은 물론 여야에서도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정치권의 변화를 두고 환경오염과 돈 낭비, 자기 홍보만으로 가득했던 선거운동 추세가 '직접 봉사'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져 선거 문화가 한 층 개선됐다는 평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