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입국제한 103개국으로 늘어… 한·일 맞대응 관계 악화 우려
한국인 입국제한 103개국으로 늘어… 한·일 맞대응 관계 악화 우려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3.08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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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김포국제공항 국제선청사의 일본 항공사의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지난 5일 김포국제공항 국제선청사의 일본 항공사의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100개국 이상이 한국 방문자에 대해 입국 제한 조치를 한 가운데, 이런 조치가 자칫 외교 관계를 악화할 우려가 있어 외교부의 외교 방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일본의 입국 제한 조치에만 맞대응한 점, 한국인 입국 규제를 검토한 나라들을 향해 “방역능력 없는 국가의 투박한 조치”라며 공격적인 발언을 한 점 등을 들며 보다 유연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8일 외교부에 따르면 최근 일본이 한국인 입국 규제를 강화한 데 따른 상응 조치로 전날 일본에 대해 무비자 입국 금지 및 이미 발급된 비자의 효력을 정지하기로 했다.

일본은 지난 5일 한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해 14일간 격리 대기할 것과 무비자는 입국을 금지하는 등 입국 규제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정부는 일본이 조치를 취한 지 만 24시간 만에 비슷한 수위의 상응조치를 내놨다. 오는 9일 0시부터 일본에 대한 비자 면제 조처와 이미 발급된 비자의 효력을 정지시키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것이다.

또 일본에서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에 대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적용하고 있는 것과 같은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는 한편 일본 전 지역은 대상으로 여행경보를 2단계인 ‘여행자제’로 상향 조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일본은 이런 조치를 대부분 이달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할 것으로 언급했지만, 정부는 상응조치의 종료 시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로 볼 때 일본이 조치를 완화한 뒤에야 정부도 조치 철회를 검토할 것으로 유추된다.

국내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입국 제한 조치를 강화 또는 완화로 융통성 있게 적용하고 있다.

대구·청도 지역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만 금지했던 피지는 이날부터 한국 전역으로 입국 금지 범위를 넓혔고 대구 방문 이력과 발열 검사하는 검역 강화 조처를 했던 미얀마는 대구·경북발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잠바브웨는 당초 입국 금지에서 검역 강화로 규제 수위를 낮췄다.

일본도 규제를 강화한 나라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정부가 일본에 대해서만 맞대응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도마에 오르게 됐다.

입국 제한 규제 조치가 반일, 반한 감정을 부추기는 것은 물론 수출규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현재 위태롭게 이어지고 있는 한일 관계를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를 논의할 제8차 한일 수출관리 정책대화 개최를 이틀 남겨두고 이런 맞대응 조치가 나오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안갯속에 빠진 형국이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에 외교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한·일 관계 갈등을 더욱 부추길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문제를 잘 풀어나가기 위한 외교 방식 전환 등 외교부의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대외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가진 실정에서 정부가 한국에 대해 입국 규제 조치를 내린 나라들을 ‘방역능력 없는 투박한 나라’라고 평가한 것은 너무 직설적인 표현으로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한국과 일본이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사실상 맞붙은 태세를 보이며 각을 세운 가운데 양국이 관계 회복을 위한 대책 마련 검토에 착수나 하게 될 지 주목된다.

한편 지난 7일 오후 2시 기준 현재 한국발 여행객의 입국 시 조치를 하는 지역·국가는 모두 103곳이다. 유형별로는 한국 전역에 대한 입국 금지가 36개국, 한국 일부 지역에 대한 입국 금지가 6개국이다. 2주간 격리조치를 하는 곳은 중국의 18개 지역을 포함한 15개국이며 검역강화나 자가격리 권고, 발열 검사 등 낮은 수위의 입국 규제를 하는 국가는 46곳이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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