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상 가구, 소비 위축 주도…노후 불확실성 영향
50대 이상 가구, 소비 위축 주도…노후 불확실성 영향
  • 김현진 기자
  • 승인 2020.02.2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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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주 등 필수 항목 중심 지출 하락세
소비성향 변동 추이 및 민간소비 행태변화. (자료=한은)
소비성향 변동 추이 및 민간소비 행태변화. (자료=한은)

50대 이상 가구가 국내 소비 위축을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확실한 노후 소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는데, 이들은 의료 및 보건 분야에서 높은 소비성향을 보였지만, 의식주 등 필수 지출 항목을 중심으로 소비 하락세를 나타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소비성향 변동요인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성향(가처분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율)은 2012년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다 2015년 이후 소폭 반등했다.

가구별로 보면 소비성향 하락은 50대 이상 가구와 고소득층 가구가 주도했다.

김대용 한은 조사국 조사통괄팀 차장이 소비성향 변동요인을 가구주 연령대별·소득분위별로 분석한 결과 50대와 60대 이상의 소득비중은 각각 1.2와 5.6으로 30대 이하 -4.8과 40대 -2.1에 비해 높은 데 반해 소비성향은 각각 –2.1과 -1.6으로 30대 이하 -0.3과 40대 -1.5보다 낮았다.

이들 세대는 국외소비지출 및 의료, 보건 등 소비성향이 높아진 일부 항목도 있으나, 의식주 관련 필수지출 항목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소비성향 하락을 나타냈다.

또 김 차장은 우리나라는 급속한 인구 고령화를 겪고 있음에도 노후 소득원이 안정적이지 않아 50대 이상 가구의 소비성향이 하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노후 시기 미래소득에 대한 불안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김 차장은 "최근 소비성향 변동은 인구 고령화 등으로 2000년대 초중반 수준으로 복귀하기에는 상당한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정책 추진 시 미래 소득에 대한 급격한 기대변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소비성향이 하락한다는 것은) 소득에 비해 소비를 많이 하지 않고 저축을 늘린다는 의미로, 소비가 침체된다면 소득이 있어도 소비를 하지 않게 되기 때문에 성장을 저해하는 효과가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