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신들도 '고향 출마' 고집… 흔들리는 미래통합당 '인적쇄신'
경찰 출신들도 '고향 출마' 고집… 흔들리는 미래통합당 '인적쇄신'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2.1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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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소속 경찰청장 출신 3명… 모두 고향이자 보수지역서 출사표
서범수 전 청장, 청년 장능인 예비후보와 경쟁… 김용판 전 청장은 2전3기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오른쪽)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및 면접심사에서 위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오른쪽)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및 면접심사에서 위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두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미래통합당의 TK(대구·경북)·PK(부산·울산·경남) 지역 인적 쇄신도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다만 당내 중량급 인사 외에도 일부 경찰청장 출신 인사가 '고향 출마'를 고집하고 있어 정치신인 입문과 쇄신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통계시스템 분석결과, 통합당 소속으로 4·15 총선 공직선거후보자추천(공천)을 신청한 경찰 출신 인사는 서범수 전 경기북부지방경찰청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정용선 전 경기지방경찰청장 3명이다. 이들 모두 고향이자 보수 텃밭이거나 보수 세가 강한 지역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먼저 서 전 청장은 자신의 고향인 울산 울주군에서 예비후보를 등록했다. 서 전 청장의 형은 서병수 전 부산시장으로, 지역에선 서 전 시장이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은 이유가 '형이 동생을 밀어주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형제가 한 선거에서 같은 소속으로 동시에 공천을 받는 건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울주군에선 장능인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도 일찌감치 출마해 선거운동에 나선 상태다. 자유한국당 대변인 출신의 장 예비후보는 만 30세로 총선정국 전부터 '청년열풍'을 불렀다고 당 안팎에서 정평이 나왔다. 앞서 통합당 공직선거후보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전날 예비후보 공천 면접 과정에서 서 전 청장에게 고향 출마 이유를 묻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달서병에서 출사표를 던진 김 전 서장은 2전 3기다. 김 전 서장은 앞서 지난 20대 총선에서 윤재옥 의원에게 밀려 공천에서 탈락하고, 2018년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선 달서구청장에 도전했다가 경선에서 이태훈 현 구청장에게 밀린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도 고향 출마에 나선 김 전 서장은 이번엔 같은 당 비례대표 강효상 의원 등과 맞붙었다.

정 전 청장 역시 고향 당진에서 출마의 변을 밝혔다. 당진은 지난 2000년 16대 총선 이후 두 차례 진보진영에 자리를 내준 후 줄곧 보수권이 자리를 잡고 있는 곳이다. 정 전 청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댓글 여론조작 활동에 관여한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정 전 청장은 이에 반발해 즉각 항소하고 선거활동은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20대 국회 현역 중에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제외한 통합당 김석기·김한표·윤재옥·이만희·이철규 의원, 바른미래당에선 안철수 전 국민의당 의원 계파의 권은희·이동섭 의원이 21대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다.

경찰 출신으로 의원직에 도전하는 사례는 점점 늘고 있다. 20대 총선 당시엔 14명이 출마해 8명이 의회에 들어왔다. 올해는 이보다 많을 것이란 게 정치권 중론이다. 다만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이 불거지고, 이들이 고향 출마를 고집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어 여론의 시선은 다소 냉소적이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