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호 靑 연설비서관 "진보 인내심 필요한 것 같다"
신동호 靑 연설비서관 "진보 인내심 필요한 것 같다"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0.02.1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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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비판 글… '임미리사태' 비판 해석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 페이스북 캡처)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 페이스북 캡처)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파국을 걱정하며"라는 글을 게재해 주목되고 있다.

신 비서관은 16일 페이스북에 스위스 화가인 파울 클레의 '새로운 천사(AngelusNovus)' 그림과 함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진보에는 인내심이 필요한 것 같다. 승리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역사를 배반한 자들만이 살아있다"고 지적했다. 

신 비서관은 "역사는 진보한다고 하지만, 반드시 진보해야 한다는 생각은 역사의 모든 역동성을 단순화시킨 결과"라면서 "작은 승리를 큰 승리로 착각한 자들에 의해 파국이 시작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대에 맞춰 유연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원칙으로 변화를 가져왔든, 실패를 했든, 원칙에 오류가 증명됐든 상황이 바뀌었을 때 과감히 그 시대와 함께 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비서관의 이 같은 글을 두고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임미리 고려대 연구 교수의 칼럼 '민주당만 빼고'와 관련해 검찰에 고발·취하했다가 역풍 맞는 상황 등을 비판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논란 및 최근 청와대-검찰 간 갈등국면을 거치면서 진영 내에서도 충돌이 불거지고 있는 데 대한 심리적 답답함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도 읽힌다.

아울러 신 비서관은 현 정권에 대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미학자 진중권은 '새로운 천사'를 두고 '원래 한 몸이었으나 세상에 태어나면서 둘로 쪼개져야 했던 자신의 반쪽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신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문 대통령의 연설문을 담당해 온 비서관으로, 문 대통령의 신임이 깊은 참모 중 한명이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