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의 순간’ 트럼프 탄핵정국…31일 격돌
‘결정의 순간’ 트럼프 탄핵정국…31일 격돌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1.3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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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탄핵 심판 증인채택 추가심리 요구
(사진=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진행 중인 상원이 탄핵 찬반 표결과 증인 소환을 두고 결정의 갈림길에 섰다.

지난 21일(현지시간) 탄핵 심리를 시작한 상원은 엿새간 탄핵소추위원단과 대통령 변호인단의 변론을 거쳐 30일 질문 및 답변까지 마무리해 31일(현지시간) 탄핵 찬반 투표를 할지 혹은 추가로 증인을 소환해 증언 청취 절차를 가질지에 대해 결론을 내야 한다고 31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배출한 공화당은 31일(현지시간) 찬반 표결을 부쳐 탄핵 ‘부결’을 확정짓자는 분위기인 반면 민주당은 추가 증인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는 실정이다. 

상원의 탄핵 심리 이틀째를 맞아 질문과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 이유 및 증인 소환 등 향후 절차를 둘러싸고 설전이 벌어지며 신경전에 들어간 가운데 회의장 밖의 분위기 역시 뜨거웠다.

공화당은 31일(현지시간) 민주당이 요구하는 증인 채택 요구안을 부결시키고 즉시 탄핵 찬반 투표를 할 기세다. 오는 3일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오와 첫 경선이 예정돼 있는데다 4일은 신년 국정연설이 예정된 만큼 공화당으로서는 주말 전 탄핵 심리를 마무리 지을 필요성이 있다.

상원으로 넘어 온 탄핵심리에는 상원 100석 중 공화당이 53석으로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일부에서 탄핵 찬성표가 나오더라도 증인 채택안 부결에 필요한 51석은 확보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탄핵안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3분의2인 67명의 찬성표가 필요해 현재 상원의 의석 분포를 보면 탄핵안 부결에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CNN방송은 “조시 홀리 공화당 상원 의원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화당이 증인 소환 안건 부결에 필요한 충분한 표를 확보했다며 31일 반드시 탄핵 찬반 표결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공화당 의원인 존 바라소 의원도 “목표는 내일 저녁 심리를 끝내는 것이다. 우리는 끝낸 다음에야 상원 회의실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의 분위기는 제대로 된 탄핵심리를 위해서는 증인 소환이 반드시 필수하고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가능성이 높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증인 채택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의석 45석에 무소속 2석을 더하고 증인 소환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이 큰 공화당 소속 밋 롬니, 수전 콜린스 의원 외에 공화당에서 추가로 2명의 찬성 의원을 확보하는 데 민주당의 사활을 건 모양새다. 

하원의장인 민주당 낸시 펠로시 의원은 “상원이 증인을 소환하지 않는다면 비록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이 부결되더라도 진정한 무죄를 받는 게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증인 소환 표결을 낙관하고 있다면서 공화당의 목표대로 31일 탄핵 표결이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화당 역시 증인 소환 부결에 필요한 51석을 확보했다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다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다양한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내에서는 민주당이 요구하는 볼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 증인 채택을 수용하는 대신 우크라이나 비리 의혹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민주당 유력 대선 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소환을 맞불 카드로 꺼내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는 민주당이 더는 추가증인 채택을 요구하지 못할 것이라는 공화당 측의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공화당은 이날 증인 채택 표결이 50대 50으로 끝날 경우 향후 대응책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반에 해당하는 51표를 얻지 못하고 ‘부결’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서는 재판장인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이 캐스팅보트(가부(可否)가 동수(同數)일 때 행하는 의장의 결정 투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daisylee19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