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협상서 트럼프 주한미군 발언 나오지 않았다”
정은보 “협상서 트럼프 주한미군 발언 나오지 않았다”
  • 이인아 기자
  • 승인 2019.12.0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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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방위비 협상 중… “잘 진행되고 있다” 말 아껴
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국무부 청사로 들어서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 (사진=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국무부 청사로 들어서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 (사진=연합뉴스)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벌이고 있는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가 “협상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주한미군과 관련한 내용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3일(현지시간) 오전 협상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 취재진을 만난 정 대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또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회의가 오후에도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주한미군 모두를 계속 주둔시키는 게 미국의 안보이익에 부합하는지를 토론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나는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어 “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주둔하려면 한국은 더 공정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에서 방위비 협상이 시작되기 몇 시간 전 그는 다른 장소에서 주한미군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주한미군을 지금처럼 계속 주둔하려면 한국이 응당한 대가를 내야 한다는 취지의 그의 발언을 두고 외교계 일각에서는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협상 지렛대로 동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하기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부유한 나라"라며 "분담금을 상당히 더 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한 방위비 대폭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기존 미국의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재확인시켜 이번 협상도 쳇바퀴를 돌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 대사가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언급되지 않았고 “잘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고 부연함에 따라 합리적 부담이라는 틀에서 대화가 오가고 있음을 예상케 하고 있다.  

한편 한국과 미국은 지난 3일부터 워싱턴DC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4차 회의를 진행 중이다. 양국은 연내 협상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 대사는 쉽지는 않겠으나 한 차례 정도 더 협상을 한다면 연내 타결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