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교 틀 바꿀 ‘한·아세안 정상회의’ 기대 
[사설] 외교 틀 바꿀 ‘한·아세안 정상회의’ 기대 
  • 신아일보
  • 승인 2019.11.2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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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 및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가 부산에서 25일 막을 올려 사흘간 펼쳐진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아세안 10개 국 정상과의 만남이고 한·메콩 정상회의는 캄보디아, 라오스, 미안마, 태국, 베트남 등 5개국과의 정상회담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4강 중심의 외교 틀을 다변화 해 세계경제의 ‘블루오션’인 아세안과 협력시대를 열어 글로벌 경제회복의 주요 축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온 신남방정책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 ‘신남방정책 2.0’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각오다.

그동안 외교정책에서 아세안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평가 절하된 측면이 크다. 지리적·역사적 여건 때문에 외교 정책이 미·중·일·러 등 4강 중심으로 집중됐지만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큰 아세안과의 협력을 확대해 4강 외교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다.   사실 아세안의 경제적 영향력은 주요 4강국과 비교해도 놀라울 정도로 성장했다. 정부는 5%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아세안과의 교역을 2020년까지 2000억 달러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달성하면 현재의 중국과 견줄만한 시장을 하나 더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과 아세안의 교역은 대화관계 수립 20년 만에 무려 20배로 급증했다. 특히 베트남은 연간 1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던 수출입 규모가 6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중국과 미국, 일본에 이어 네 번째 큰 무역상대국으로 부상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아세안 10개 국가에 대한 한국의 교역규모는 수출 800억1200만 달러와 수입474억900만 달러로 약 326억300만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년 동안 아세안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는 지속됐지만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 ‘신남방정책’으로 명명되면서 집중할 수 있었다. 최근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을 계기로 교역은 물론 투자확대의 기반도 마련됐다. 현재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한 외교환경은 상당히 암울하다.

당장 미·중 무역 갈등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치명적이고 ‘지소미아’ 파기와 수출규제 문제들이 얽히고설킨 일본과의 관계개선도 만만치 않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도 러시아 등 4강과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다음으로 큰 경제영토인 아세안과의 관계 정립은 우리 경제와 외교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앞으로 사흘간 펼쳐질 한·아세안 정상회의가 주목되는 이유다. 4강 외교의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외교와 교역을 발판을 마련되길 기대한다. 

​​​​​​​[신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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