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칼럼] 변화와 다양성을 인정해야 시장과 소통할 수 있다
[기고칼럼] 변화와 다양성을 인정해야 시장과 소통할 수 있다
  • 신아일보
  • 승인 2019.11.0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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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1.50%에서 1.25%로 0.25%p 낮췄다. 지난 7월 금리를 인하한 지 3개월 만에 또다시 금리를 내린 것이다. 기준금리 1.25%는 2016~2017년 기록했던 역대 최저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규제에도 꺾이지 않는 부동산 시장의 반응은 더욱 뜨거워졌다. 이번 금리인하 소식으로 부동산 규제에 골머리를 앓던 분양사들의 움직임들도 상당히 분주하다. 

금리가 인하되면 일반적으로 예금이나 적금을 통한 이자소득이 줄어들고 이자에 대한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유동 자금이 금융상품보다 부동산 관련 상품의 수요가 늘어난다. 몇 년간 규제에도 불구하고 상승곡선을 그려 온 부동산 가격은 불안정한 경제상황에도 상승했기에 부동산을 투자대상으로 여기는 수요자들은 더욱 많아졌다.

단순히 부동산에 투기라는 프레임을 씌우기엔 부동산은 본인 거주의 공간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산 가치 즉, 돈이기에 경제정책에 따라 감정적으로 시장은 반응한다. 가격이 내리길 바라는 사람도 있겠지만, 가격이 오르길 바라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이런 것과 관련한 정보가 새로운 소통 공간인 유튜브와 온라인카페, SNS를 통해 급속도로 번지며, 정부의 정책 방향성이 올바르지 못하다 판단되면 시장은 더욱 질책하고 목소리를 낸다.

부동산을 투기의 수단으로 단정 짓기에는 경제상황은 너무도 어렵다. 취업의 문턱은 높아졌고 은퇴는 빨라졌으며 돈은 가야 할 곳을 잃었다. 내 집 장만은 멀어져만 가고 마땅한 투자처는 없다. 로또 청약에만 기대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청약일정만 바라만 보는 것이다.

이제는 변화된 시장환경과 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해줘야 한다. 그래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만에 해도 부동산 시장의 주요 수요층은 베이비붐 세대였다. 1955년부터 1963년까지 9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인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는 상당히 많은 비중을 대한민국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출산율은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의료 기술의 발달로 평균 수명은 계속 늘어만 가고 있다. 고령화로 가는 지금 이 사회에서 그들이 노후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대부분의 베이비붐 세대들은 부모와 자녀를 위해 경제적 지원을 해왔다. 즉 본인 스스로는 미래에 대한 설계를 하지 못했다. 그들 자산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부동산이기 때문에 더더욱 애착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아직 국가는 그들을 위한 노후설계를 해주지 못하고 있다.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점점 커져갈 수밖에 없으며 연금소득도 다른 선진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의 정책이 나의 자산을 빼앗아간다는 생각까지 들 것이다.

현재 주택시장의 주요 수요층은 30대와 40대로 전환됐다. 이 세대는 흙보다는 아스팔트를 밟고 살아온 세대들이다. 아무리 TV에서 그림 같은 전원주택을 보여준다 해도 단순히 눈으로만 즐거울 뿐 크게 관심이 없다. 오히려 대체할 수 있는 펜션이나 캠핑으로 만족감으로 채운다.

이들은 비행기를 타고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세계적인 도시를 봤으며 여러 도시를 비교하며 네트워킹을 한다. 그들은 주거공간을 넘어 휴식의 장소가 되길 바라고 문화를 즐기고 싶으며 삶의 변화를 희망한다.

전통시장이 주는 즐거움도 좋지만 복합 대형몰 같은 편리한 공간도 원한다. 세계적인 도시의 공원처럼 도심속에서 책을 보고 싶어 한다.

부동산 정책이 아쉬운 건 이런 변화된 환경에 맞춰나가지 못하고 있고, 촌스러운 과거 정책으로 대응하기에 원망만 산다는 것이다.

부동산과 경제정책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세련되게 변해야 한다. 변화된 환경과 다양성을 인정해야 시장과 함께 소통하며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