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10억달러에 대한 언급이 알려지며 일각에서는 발언의 수위가 도를 넘은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각) 뉴욕에서 개최된 재선캠프 모금행사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 일화를 소개하며 “브루클린의 임대아파트에서 114.13달러를 받는 것보다 한국에서 10억달러를 받는 게 더 쉬웠다”고 말했다고 뉴욕포스트가 11일 보도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캠프 행사에서 자신의 치적과시 차원으로 한 말이라고 가벼이 넘기는 이들도 있지만 많은 국민들이 흘겨보게 되는 것은 어쩔수 없나 보다.
한미 양국은 지난 11일부터 한미연합훈련의 명칭을 ‘연합지휘소훈련’으로 변경해 실시하고 있다. 이에 북한은 미사일 등을 발사하면서 고강도 비난을 연일 멈추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어느 나라에서나 하고 있는 작은 미사일 발사 실험이라고까지 의미를 축소하면서 북미협상 재개의 틀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반면 우리에게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이 북한으로부터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 미국에 상당히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고 하거나 9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김 위원장은 워게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했다면서 “나도 연합훈련이 마음에 든 적이 없다. 왜냐면 돈을 내는 걸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비용을 돌려받아야 하고 나는 한국에 그렇게 말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판세가 이렇다 보니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 국장은 11일 담화에서 “미국 대통령까지 우리의 상용무기개발시험을 어느 나라나 다 하는 아주 작은 미사일 시험이라고 하면서 사실상 주권국가로서의 우리의 자위권을 인정했는데, 도대체 남조선 당국이 뭐길래 우리의 자위적 무력건설사업에 대해 군사적 긴장 격화니, 중단 촉구니 하며 횡설수설하고 있는가”라며 앞으로 미국하고만 대화하겠다고 나섰다.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경제협력, 안보 측면에서 그야말로 양수겸장(兩手兼將) 꼴이 아닌가.
1945년 8월15일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 히로히토 천황이 무조건 항복을 선언한지 74년이 흘렀다. 그리고 우리는 줄곧 안보라는 측면에서 동맹으로서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해왔다. 우리가 방위비 분담금을 임대료 내는 것 보다 쉽게 내는 것이 국익에 이롭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이며, 한반도 운전자론이 실리추구의 한 수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다면 그대로 밀고 나가는 것이 맞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때론 정부는 할 말을 하고 과감한 방향전환이 필요한 때도 있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지금은 역동적인 대처가 필요하지 않은지 정부의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