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1조클럽' 이유 있는 실적부진…"R&D가 힘"
제약 '1조클럽' 이유 있는 실적부진…"R&D가 힘"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9.02.2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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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녹십자 영업익 전년比 40% 이상↓…한미약품 소폭 증가
"R&D모멘텀 작용, 올해 실적 개선 기대"…증권사들 호평 이어져
 

유한양행과 GC녹십자, 한미약품 등 국내 상위제약사들의 지난해 경영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부진한 성적표를 두고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5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증가하며 업계 최초로 1조5000억원대 진입에 성공했다.

GC녹십자 역시 작년 연결기준 1조334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 기록을 갱신하는 등 업계 2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이는 전년 대비 3.6%로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제약업계 1·2위 기업이 작년 한 해 동안 몸집을 키웠지만 수익성 부분에서는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같은 기간 유한양행의 영업이익은 501억원으로 43.5% 감소했고, GC녹십자도 502원으로 전년보다 44.5% 줄었다.

하지만 부진한 성적표에도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적악화 이면에 앞으로의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R&D 비용 확대’가 주 이유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김재익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의 작년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보다 하회한 것은 R&D비용 증가와 매출원가 상승에 따른 것으로 다소 아쉬운 실적"이라면서도 "올해는 기술수출에 따른 마일스톤 수취와 임상 개시를 통한 실적개선이 기대 된다"고 전망했다. 

실제 유한양행은 지난해 매출의 10%에 가까운 1105억원을 신약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올해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따른 기술수출 성과로 올해 기술료(마일스톤)가 유입돼 연구개발에 대한 부담은 어느 정도 상쇄될 것으로 보인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11월 얀센과의 기술이전 계약 체결로 발생한 계약금 중 230억원이 1분기 마일스톤으로 인식될 것으로 예상 된다"며 "또 올해 초 길리어드와의 기술이전 계약금 170억원도 1분기에 전액 인식되고, NASH 치료제의 기술료 유입 등을 기대한다면 올해 하반기에는 기대치 못했던 어닝서프라이즈도 예상할 수 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같은 맥락에서 GC녹십자도 R&D 모멘텀이 올해 실적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독감백신 폐기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했지만 올 2분기에는 남반구 독감백신 수주 호조가 예상된다"며 특히 "상반기 그린진F와 헌터라제의 중국 허가 신청, 하반기 대상포진백신 미국 임상 1상 중간결과 발표 등 R&D 모멘텀이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한미약품은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 1조159억원을 기록하며 제약업계 1조원 클럽 재진입에 성공했다. 지난 2015년 기술수출로 1조3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3년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835억7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그동안 신약 연구개발에 투자한 대가가 고스란히 영업이익으로 실현된 것이다.

한미약품은 최근 10년간 매출의 평균 15% 이상을 R&D에 투자해 누적 금액만 1조원을 넘겼다. 지난해에는 매출의 19%인 1929억원을 신약 연구개발 비용에 투자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은 수입산 외국약 대신 자체 기술 개발한 제품 위주로 달성한 성과로 국내 제약기업 최고 수준의 R&D 집중 투자와 매출액 증가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며 "앞으로도 R&D 투자를 늘려 연구개발 성과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nic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