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유리천장, 기업보다 견고…35개 공기업 여성임원 1명
공기업 유리천장, 기업보다 견고…35개 공기업 여성임원 1명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9.02.1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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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임원할당’, ‘국민연금 투자’ 거론 무색, LH 장옥선 이사 유일
임원 후보급인 1급 직원도 1.3% 불과…‘2022년 20%’ 목표 무리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정부가 여성 고위관리직 목표제와 국민연금까지 거론하며 기업의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정작 공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리천장’은 여성이 승진할 때마다 일정 단계에 이르면 부딪히게 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비유한 말이다. 

13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시장형·준시장형 35개 공기업 전체 임원 163명 중 여성임원은 단 1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1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선임한 장옥선 상임이사가 유일하다.

이들 공기업 여성임원 비율은 정부 추진 방향과 다르게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2014년 1.5%였던 공기업 여성임원 비율은 2015년 1.4%, 2017년 1.2%에서 지난해는 0.6%로 1%대마저 무너졌다.

여성가족부는 ‘2019 업무보고’에서 “기업과 협약을 통해 자발적으로 해당 기관에 여성임원이나 여성 고위직 비율 목표를 설정하는 ‘여성 고위관리직 목표제’를 도입할 계획”이라 밝혔고 진선미 장관은 공적연기금의 투자 기준에 ‘여성 대표성’ 항목을 넣어 여성임원이 많은 기업에 국민연금의 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30대 그룹 256개 계열사의 여성임원은 전체 9727명 중 277명(3.1%)으로 공기업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3월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개최한 ‘정부혁신 전략회의’에서 오는 2022년까지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 여성 임원 비율을 20%로 높이는 내용을 포함한 ‘여성임용 목표제’를 내세웠지만 이를 달성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조사 대상 공기업에서 임원 후보급으로 여겨지는 1급 직원 중 여성 직원은 전체 1582명 중 20명으로 1.2%다. 

35개 공기업 중 21곳은 1급 여성 직원은 단 한 명도 없으며 특히 한전KPS는 1급 직원 95명 중 여성이 전무하다. 정부의 파격적인 승진 인사가 있지 않고서는 목표시점에 20%를 채우기는 사실상 무리다.

반대로 전체 직원 중 여성의 비율은 늘어가고 있다. 2014년 12.1%였던 공기업 여성 임직원 비율은 2015년 12.7%, 2016년 13.2%, 2017년 13.6%로 증가하고 있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공기업에서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 비중이 줄어드는 전형적인 유리천장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며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2005년 설립 후 이기우 전 사장을 포함해 5명의 사장이 모두 낙하산 논란을 빚었고 지난해 11월 송병곤 상임이사 또한 관련 경력이 전무함에도 선임되는 등 공기업에 존재하는 낙하산 인사도 여성 고위직 진출을 막는 장애요소”라고 주장했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