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전기차 글로벌 10위권 진입하고도 ‘고민’
현대車, 전기차 글로벌 10위권 진입하고도 ‘고민’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9.02.1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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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년 대비 판매량 두 배 늘며 폭스바겐 제치고 8위
‘수소전기차 비전 2030’ 두고 수소 vs 순수전기차 저울질
(사진=현대자동차 홈페이지)
현대자동차 '코나' EV(사진=현대자동차 홈페이지)

현대자동차가 세계 전기자동차 판매 시장서 10위권에 처음 진입하는 등 상승세지만,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현대차의 전기차 실적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래 기술로 낙점한 수소전기차에 대한 투자 부담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자동차업계와 전기차 시장조사업체 EV 세일즈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를 더한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기준 9만860대다. 2017년 4만7000여대와 비교해 1년 사이 판매량은 두 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업체별로 테슬라는 24만5240대를 판매해 1위에 올랐다. 2위는 BYD(22만9338대), 3위는 르노-닛산-미쓰비시(19만2711대), 4위는 베이징자동차(16만5369대), 5위는 BMW(14만2217대)가 차지했다.

이어 6위는 상하이자동차(12만3451대), 7위 지리자동차(11만3516대), 8위 현대·기아차, 9위 폭스바겐(8만2685대), 10위 체리자동차(6만5798대)가 이름을 올렸다. 현대·기아차가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건 지난 2012년 전기차를 판매한 이후 처음이다.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판매 실적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친환경 요소를 접목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코나 EV, 기아차는 니로 EV 등 SUV 기반 전기차를 지난해 나란히 출시했다. 코나 EV는 지난해 2만2787대로 현대·기아차 전기차 모델 중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또 니로 EV는 7362대 판매되는 등 두 모델은 현대·기아차 전기차 판매량의 33.1%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쏘울 부스터 EV(완전변경)와 더 뉴 아이오닉 EV(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하며 전기차 시장 공략에 힘을 더한다.

다만, 현대차는 수소전기차와 전기차 등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키워나갈지를 숙제로 떠안은 모양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7조6000억원을 투자하는 ‘수소전기차(FCEV) 비전 2030’ 계획을 지난해 발표했다.

현대차는 최근 실적 악화에 지배구조 개편과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등 대규모 자금 투입을 예고해 수소차와 전기차 사업 모두 집중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류연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수소전기차는) 전기차의 40% 수준인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고 전기 분해 열손실을 20%에서 10% 이하로 줄이는 게 과제”라며 “오는 2030년 더욱 발전한 전기차와의 경쟁도 버거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