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갑질, 이통사는 모르쇠…동네북 된 휴대폰 대리점
애플은 갑질, 이통사는 모르쇠…동네북 된 휴대폰 대리점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9.01.24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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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 제조사 책임 ‘시연폰’, 애플 재고 부담·유지비 유통망에 떠넘겨
계약 주체 이통3사 침묵…“지난 10년 부당한 피해액 보상하라” 
24일 추혜선 정의당 의원과 사단법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이하 유통협회)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와 공동으로 ‘애플과 통신사의 유통망 불공정 관행 규탄 기자회견’을 국회 정론관에서 개최했다. (사진=김성화 기자)
24일 추혜선 정의당 의원과 사단법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이하 유통협회)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와 공동으로 ‘애플과 통신사의 유통망 불공정 관행 규탄 기자회견’을 국회 정론관에서 개최했다. (사진=김성화 기자)

포화 상태인 휴대폰 단말기 판매점과 대리점에 애플이 갑질로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을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사가 방관하는 관행이 이미 수 년째 지속되고 있다.

24일 추혜선 정의당 의원과 사단법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이하 유통협회)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와 공동으로 ‘애플과 통신사의 유통망 불공정 관행 규탄 기자회견’을 국회 정론관에서 개최했다.

이날 유통협회는 애플과 이통사가 계약관계에 따라 부담져야 할 단말기 시연폰(데모폰) 부담을 유통망에 떠넘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통협회는 “애플의 갑질은 애플이 국내 시장에 등장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관례처럼 이어져 왔다”며 “최근 아이폰XR, 아이폰XS, 아이폰XS MAX를 동시에 출시한데다가 단말기 가격 역시 기존에 비해 크게 오르면서 유통망 재고 부담도 더 커졌다”고 말했다.

보통 제조사들은 시연폰을 유통망에 지원하면서 진열 기간이 종료되면 이를 다시 회수해 간다. 판매점과 대리점이 떠안는 금전적 부담이 없다. 반면 애플은 시연폰을 그대로 유통망이 처리하도록 하면서 시연폰 판매 시점도 1년 후로 제약을 걸어놨다. 

시연폰은 결국 신제품 출시와 맞물리면서 유통망 재고 부담으로 고스란히 남아있다. 이날 기자회견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시연폰 가격을 출고가의 70% 수준으로 책정해 놓고 있다. 서울 강서구 한 대리점은 시연폰 구매 비용만 아이폰XR, 아이폰XS, 아이폰XS MAX 등 세 모델 시연폰 구매비용만 274만원을 써야 했다.

재고 부담에 더해 애플은 신제품 시연에서 발생한 비용도 유통망에 떠넘기고 있다. 애플은 시연 단말기 배치 매대인 ‘애플존’ 규격과 위치를 정해놓았지만 정작 매대 제작 비용은 유통망이 스스로 해결하도록 한다. 여기에 보안장치 설치비용과 목업 비용(모양만 갖춰둔 단말기), 전기료 등 유지비까지 유통망의 몫이며 이 또한 수 십 만원에 이른다.

이런 부담을 거부할 수도 없다. 애플은 대리점에 “금년부터…(중략)…아이폰 데모 단말을 출고하지 않는 대리점에서 판매용 아이폰 단말 주문이 금지된다”고 통보해왔다.

정작 계약 주체인 이통사는 조용하기만 하다. 판매점과 대리점들은 제조업체가 아닌 이통사와 계약을 맺고 있다. 즉 애플의 신제품 시연 조건은 애플과 계약을 맺은 이통사가 부담해야 하며 이통망은 이를 유통망과 협의해야 하지만 중간에서 쏙 빠져 버린채 침묵중이다.

통신사들이 보낸 아이폰6 데모폰 신청 관련 공지에 따르면 아이폰6 권한을 받기 위해선 2개원간의 아이폰 판매실적 3건 이상과 교육 이수에 더해 VMD 준수 등 3가지 항목이 조건이다. 이에 대해 이통사는 “VMD 준수 부분에는 데모폰 구비가 기본으로 돼있다”며 “데모폰 신청을 안하는 곳도 권한 부여가 되지 않는다”며 애플의 통보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데 그치고 있다.
 
유통협회는 “애플과 통신사가 지난 10년 간 유통망에 부당하고 불공정하게 전가돼 온 모든 피해액에 대해 보상하고 앞으로 이와 같은 불공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