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자회사 바이오에피스 콜옵션 누락, 이재용 이득은 얼마나?
삼바 자회사 바이오에피스 콜옵션 누락, 이재용 이득은 얼마나?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9.01.1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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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삼바 분식회계 논란] ②삼바의 핵심은 바이오에피스
자산 평가 시 바이오젠 콜옵션 누락…삼바 보유한 지분 가치 절반 줄어
국민연금 추산 가치와 3조원 차이…총수일가 소유 지분 가치 10%p 감소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홈페이지)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홈페이지)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분식회계 논란의 핵심은 사실 삼바보다는 그 자회사인 삼성바비오에피스의 공동 출자자 바이오젠의 콜옵션 여건을 반영했느냐 안했느냐다. 콜옵션을 반영하지 않음에 따라 합병에 반영하는 바이오에피스 가치가 상승했고 바이오에피스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던 삼바의 가치가 같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콜옵션 누락 여부는 차치하고 이를 반영하지 않음에 따라 삼바의 가치는 얼마나 올라갔고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얼마나 유리해졌을까.

홍순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물산 1대 제일모직 0.35, 즉 제일모직 주식 1주당 삼성물산 주식 약 2.8주를 줘야 했던 합병 비율은 크게 변한다.

우선 국민연금이 삼성물산 합병에서 활용한 ‘제일모직/삼성물산 적정가치 산출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삼바의 가치로 6조5520억원으로 잡았다. 안진회계법인과 삼정회계법인은 각각 8조9360억원, 8조5640억원으로 국민연금보다 높게 잡았다.

반면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ISS는 삼바의 가치로 1조5200억원을 책정했다. 삼바 가치 평가에 재량성이 상당하다. 

삼바가 가지고 있던 바이오에피스 지분 90.3% 중 콜옵션을 통해 바이오젠에 넘겨야 하는 지분율은 40.3%다. 이를 삼바가 보유한 바이오에피스 지분에서의 비중으로 계산하면 삼바가 가진 지분의 44.6%에 해당한다. 즉 삼바가 가진 바이오에피스 지분 가치에서 44.6%를 차감해야 한다는 얘기다.

2015년 당시 유진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바이오에피스의 지분 가치를 명확히 구분해 표시했다. 두 증권사가 분석한 삼바 가치에서 바이오에피스 비중을 평균해 여타 증권사 분석에 적용하면 삼바의 가치는 3조2360억원에서 7조2000억원에 이르며 콜옵션 효과는 1조330억원에서 2조2980억원까지 나온다.

(사진=참여연대)
(사진=참여연대)

각 증권사의 추정치에서 콜옵션 효과를 적용한 삼바 가치는 최종적으로 2조2030억원에서 4조9020억원이며 이를 평균내면 3조1320억원이 나온다. 이에 대해 홍순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은 “증권가 평가가 차이가 커 (정확한 삼바 가치 평가에) 평균을 내는 작업이 의미가 적을 수 있지만 안진과 삼정회계법인이 합병비율을 산출한 방식을 따라 계산했다”고 밝혔다.

이를 앞서 국민연금과 안진·삼정회계법인이 적용한 삼성물산 합병비율 자료에 적용하면 0.35대1의 비율은 콜옵션 효과만으로 0.52 또는 0.56대1까지 조정된다.

홍 위원은 “순수 콜옵션 효과만을 적용했을 때 총수일가 지분율은 현재 30%에서 27% 정도로 하락한다”며 “여기에 토지 자산이나 주식 등을 감안하면 삼성물산 합병비율은 1대1 정도가 합리적으로 보이며 이를 적용하면 총수일가 지분율은 20%까지 낮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홍 위원은 “콜옵션으로 인한 지배력 상실이 있으니 4조5000억원 이익을 잡아 만회하겠다는 것이 이번 분식회계 논란의 중심”이라며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른 삼성물산 합병 무산은 이해관계자가 많아 힘들겠지만 대주주 차등 감자 등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 지분율을 조정하는 방법은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