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취약지역 임신부 유산율 평균치 대비 최대 3배
분만취약지역 임신부 유산율 평균치 대비 최대 3배
  • 안우일 기자
  • 승인 2019.01.10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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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37만명 분석…'정선군' 10.3%로 전국 최고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산부인과 병원이나 의원이 없는 ‘분만취약지역’에 거주하는 임신부의 유산율이 다른 지역의 평균치보다 최대 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대 이진용 교수팀은 지난 2013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출산(유산 포함) 여성 37만1341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출산 여성을 분만취약지역(4천239명)과 그렇지 않은 지역(36만7102명)으로 나눠 17개 임신 관련 지표를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전국 시·군·구 250곳 중 분만취약지역은 54곳으로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임신부 대부분은 진료와 출산을 위해 다른 지역의 산부인과를 찾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총 38개 지역을 분만취약지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에도 분만취약지 임신부의 평균 유산율은 4.55%로 타 지역의 평균 유산율인 3.56%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분만취약지 중에는 강원 정선군이 10.3%의 평균 유산율을 기록해 가장 높았다. 이는 비분만취약지 평균 유산율에 비해 3배가량 높은 수치다.

이어 인제군‧평창군(각 8.1%), 보은군(7.9%), 영월군(7.7%), 청송군·무주군(각 7.5%), 울릉군·군위군(각 7.4%), 하동군(7.0%) 순이었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산골 오지에 거주하는 임신부의 유산율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거주지에 산부인과 병‧의원이 없는 경우 산모의 급성 신우신염 발병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 신우신염은 신장의 세균 감염으로 염증이 생기는 질병으로 분만취역지에서는 5.87%의 평균 발병률을 보인 반면 비분만취약지역에서는 4.81%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분만취약지의 출산 시 출혈로 인한 수혈률은 3.21%로 조사돼 비분만취약지의 2.28%를 넘어섰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임신과 출산과정에서 분만취약지와 그렇지 않은 지역 사이에 큰 건강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한 것”이라며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임신과 출산에 취약한 사람들의 전체 규모를 파악하고 이들에게 필요한 서비스의 종류와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전체 예산 규모를 가늠하는 것”이라며 “이를 기초로 사회적 합의를 이뤄가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분만취약지 산모의 건강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는 세금을 투입해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 병원을 운영토록 하는 대안과 임신 38주 이상 임신부를 대상으로 2~3주간 대학병원 인근 호텔 숙박을 지원하는 방안 등이 제시되고 있다.

awils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