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제 주미대사 “열차 이미 출발…2차 北美회담 고무적”
조윤제 주미대사 “열차 이미 출발…2차 北美회담 고무적”
  • 안우일 기자
  • 승인 2019.01.1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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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슨연구소 포럼서 강연…“정확한 시점은 아직 불분명”
김정은 4차 방중에 “회담 개최 위한 상당히 좋은 징조”
워싱턴 DC 허드슨연구소 포럼에서 연설하는 조윤제 주미대사. (사진=연합뉴스)
워싱턴 DC 허드슨연구소 포럼에서 연설하는 조윤제 주미대사. (사진=연합뉴스)

조윤제 주미대사가 북미 간 상황을 ‘달리는 열차’에 비유해 “열차는 이미 달리기 시작했고, 아무도 그 기차에서 뛰어내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조 대사는 9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허드슨연구소 포럼에 참석해 ‘한미 관계의 기회와 도전’이라는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질의응답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구체적 시점은 알 수 없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 원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도 이를 분명히 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정상회담을 원한다고 반복해서 말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새해에 북미 간 협상이 탄력을 받아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 진전을 이뤄낼 수 있다면 매우 좋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상당히 희망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북미 간 상황을 ‘달리는 열차’에 빗대 “관건은 그 기차가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얼마나 멀리 움직일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 예기치 못한 무언가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 열차가 멈춰 서거나 반대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일단 열차에 올라탔고,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한 이상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며 “기차는 이미 달리고 있고, 김 위원장도 신년사에서 궤도 위에 머무르길 원한다는 걸 분명히 했다”고 언급했다.

조 대사는 김 위원장의 4차 방중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그것(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상당히 좋은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관계 개선을 지지한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사전회담 성격으로 이르면 다음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난해 11월8일 북미 고위급 회담이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북측의 갑작스런 연기 요청으로 무산된 바 있다.

북미 양측은 북미 정상회담 사전회담 일정을 잡기 위해 물밑접촉을 진행 중이며, 정확한 시기는 폼페이오 장관이 중동 순방 일정을 마치는 오는 15일 이후로 예상된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이 오는 22~25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기로 일정이 잡혀 있어 북미 고위급 회담이 한 차례 더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 대사는 전날 열린 특파원 간담회 참석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물밑접촉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준비 회담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비핵화 협상이 늦어지는 데 대해 조 대사는 포럼에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의 속도가 다소 더뎌졌으며, 북한의 핵 생산 시설에서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는 보고서들에 대한 우려도 듣고 있다”면서도 “남북간 평화프로세스는 (북미 간) 협상을 촉진하는 한편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 있어 보다 안심하고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신뢰를 조성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어떠한 미래가 가능한지, 또 북한이 비핵화 진전을 이뤘을 때 어떠한 혜택이 가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지난 1년간 남북 간 협력을 추구하는 데 있어 한국 정부가 주력한 부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달성하려고 하는 것은 하룻밤에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최종 종착지에 도달하기까지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긴 여정이 될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 양국이 이 과정에서 긴밀한 조율을 해 가면서 단일한 전선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wils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