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밥에 농약 섞어 집단 폐사…경찰 수사 착수
길고양이 밥에 농약 섞어 집단 폐사…경찰 수사 착수
  • 안우일 기자
  • 승인 2018.12.2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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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인천 미추홀구 한 주택가에서 길고양이 밥에 누군가 농약을 섞어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는 제보가 들어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지난 26일 오전 5시께 미추홀구 주안동의 한 주민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신고를 받고 동물 학대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고자는 죽은 길고양이 3마리를 잇달아 발견한 다음 날 한 주민이 고양이 밥그릇에 놓인 정어리에 어떠한 액체를 섞고 가는 것을 목격했다.

이후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적발된 주민은 "농약을 섞은 건 맞지만 (이렇게 한 건) 오늘이 처음"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죽은 길고양이들은 발견 당시 입가에 피를 흘리고 있었고 몸은 경직된 상태로, 신고자가 관할 구청에 요청해 소각됐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어리를 보내 농약 성분이 있는지를 감식해달라고 의뢰했다"며 "농약 성분이 확인되면 당시 현장에 있던 주민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다만, 경찰은 정어리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되더라도 길고양이 사체가 이미 소각된 상태여서 명확한 인과 관계를 입증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동물보호법 8조는 동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거나 상해를 입히는 것은 금지하고 있으나, 미수죄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주민이 고양이 밥에 농약을 섞은 게 맞는다고 하더라도 이전에는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며 "현행법상 '동물에게 위해를 가하려고 했다'는 것만으로 처벌하기는 어려워 적용할 수 있는 법규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안우일 기자

awils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