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중공업 워크아웃 결정
C&중공업 워크아웃 결정
  • 김미소 기자
  • 승인 2008.12.0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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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 조선업체 기대감…“중소 조선사 ‘옥석’ 가려야”
목포시“최악 상황 모면 지역경제 활력 불어넣어 줄 수도” 3일 오전 C&중공업에 대한 워크아웃(채권은행공동관리)이 결정되면서 기타 중견및 중소 조선 회사들 역시 회생의 기회를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조선사 중에는 일시적인 자금난에 시달리는 업체는 물론 조선소와 선박을 함께 만들어야 하는 신설 조선사도 섞여 있는 만큼 회생 가능성을 둘러싼 합리적인 선별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 조선사들은 4년 전 부터 시작된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빠르게 생겨났다.

특히 서해안 지역에 주로 형성된 조선사들은 지방자치단체들의 조선산업 육성 경쟁에 따라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이들 조선사는 대부분 벌크선 위주의 기술 차별력이 없는 선박들을 건조하면서 중국과 국내의 수많은 조선사들과 가격경쟁을 벌여왔으며, 이로 인해 현대·삼성·대우 등 빅3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의 수익률을 보여왔다.

게다가 해운업계의 불황으로 주문이 크게 줄어든 데다 어렵사리 선박발주 계약을 체결한다 해도 금융회사가 중소 조선사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받지 못해 이를 포기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들 조선사들 가운데 상당수는 호남 지역에 퍼져있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의 위기가 지역경제 파탄으로 이어지고 있어 정부와 금융권의 지원이 절실한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중소 조선사의 한 임원은 “이번 C&중공업에 대한 워크아웃 결정에 따라 다른 중견및 중소 조선사에 대해서도 비슷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업계 사이에 번지고 있다”며 “그러나 조선소와 선박을 함께 지어야 하는 신설 조선사에 대해서까지 지원이 이뤄지면 산업 전체의 체질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금융권이 갑작스레 돈줄을 죄면서 순간적인 어려움에 처했지만 여전히 경영실적이 튼실한 중소 조선사들도 상당수 있는 만큼 ‘옥석’을 구분해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형 조선사 관계자도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중국의 중소 조선사들도 큰 어려움에 빠진 만큼 이번 위기는 과열 경쟁 및 가격 덤핑을 제한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국내 중소 조선사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다만 구조조정을 병행해 업계 체질을 강화해야 한국 조선업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C&중공업에 대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개시가 결정되면서 목포지역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C&중공업의 가동이 현실화되고 협력업체의 채무도 상당부분 변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채권단의 워크아웃 결정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정종득 시장이 직접 금융권과 정치권 등을 접촉하며 C&중공업의 자금지원을 요구했던 목포시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금융권의 자금 지원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마지막 방법이 채권단의 워크아웃 결정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목포시는 기업의 부도라는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면서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목포시 관계자는 “금융권이 추가 자금지원에 난색을 표명하면서 워크아웃을 최선의 방법으로 생각했다”면서 “채권단의 워크아웃 결정으로 한 숨을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목포시 연산동 삽진산단에 입주한 C&중공업은 정상 가동시 4500여명의 고용이 예상됐다.

20개사의 주력협력업체와 500여개사가 납품업체로 참여하는 목포경제의 한 축으로 기대를 모았다.

협력업체들도 C&중공업으로부터 납품대금 등을 받지 못해 직원들의 임금마저 지불하지 못한채 줄도산이 우려됐다.

그러나 C&중공업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산적하다.

이번 결정이 내년 2월13일까지 채권행사가 유예된 것에 불과하고 향후 추진될 외부 전문기관에 의한 자산과 부채 실사, 기업 가능 여부 등에 대한 평가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C&그룹의 주력기업인 C&중공업은 최근 목포조선소 건설에 따른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다 지난달 27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