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전세계 앞 육성으로 '비핵화 의지' 밝혀
美트럼프, 발표 1시간 만에 트윗…"매우 흥미롭다"
文대통령, 한미 회담서 '상응조치' 중재 시도할 듯
남북 정상이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동창리 미사일 엔지 시험장 등을 관련국가 전문가 참관 하에 선제적으로 폐쇄하고 이후 미국 측의 조치에 따라 추가 조치를 취하기로 하는 등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평양에서 2일차 정상회담을 갖고 '9월 평양공동선언'을 채택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우선 북한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 참관 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했다.
동창리 시험장은 지난 7월 폐쇄조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자단을 초청했던 5월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는 달리 검증 과정이 빠져 미국 측이 진정성을 의심해왔다.
북한의 이 같은 결정은 미국 측이 제기한 검증요구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요구해온 핵리스트 신고를 수용한 것을 아니나 미국이 마냥 외면하기 어려운 검증 조처를 한 셈이다.
이를 놓고 교착 국면의 북미 협상을 돌파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북한은 이후 미국 측의 상응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 폐쇄 등 추가적인 비핵화에 착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문 대통령이 언급했던 북한의 현재 핵능력에 대한 비핵화 조치를 언급한 셈이다.
남북이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을 합의하고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북의 이 같은 합의는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관계의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는 문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합의된 것으로보인다.
북한과 미국이 각각 상대에게 요구하는 바를 일부 서로 양보하는 타엽안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 위원장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남북 정상은)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나가기로 확약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세계로 생중계됐는데, 김 위원장이 국제사회가 보는 앞에서 육성으로 '비핵화 의지'를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비핵화 방법론을 둘러 싼 의견 차이로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에도 돌파구가 열릴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평양 공동선언' 발표 후 1시간여 만에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은 최종 협상에 따른 핵사찰을 허용하고 국제 전문가들 앞에서 실험장과 발사대를 영구 해체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 동안 로켓이나 핵 실험은 없을 것"이라며 "전쟁 영웅들도 계속 송환될 것"일고 말했다. 또 그는 "매우 흥미롭다(Very exciting)"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흥미롭다'는 표현은 남북이 관계 개선을 위한 획기적 조치들을 약속한 데 대해 기대감을 표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평양공동선언으로 인한 북미 간 비핵과 관련 협상의 결과는 다음주 열릴 예정인 유엔총회 계기 한미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미국 측의 상응조치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전문가 참관 요구를 받아들이도록 한 것처럼 미국의 '상응조치'라는 성과를 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