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초대석] 정순균 강남구청장 "초과이익환수제, 선의의 피해자 있어선 안 돼"
[신아초대석] 정순균 강남구청장 "초과이익환수제, 선의의 피해자 있어선 안 돼"
  • 이동희 기자
  • 승인 2018.07.09 07: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최근 자신의 집무실에서 신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강남구청 제공)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최근 자신의 집무실에서 신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강남구청 제공)

 

"지난 23년간, 서울시와 강남구는 단절돼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신연희 전 강남구청장의 8년은 서울시와 강남구 사이의 거리감을 좁히고자 하는 노력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여당 구청장으로서 제가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하면 우리 구민의 의사가 서울시에 충분히 전달될 것으로 믿는다. 이에 그치지 않고 구민의 목소리가 시정에 반영돼 집행과정에서도 강남구민의 재산권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절충점을 반드시 찾아낼 것이며, 그것이 제 임무 중 하나다."

정순균 신임 강남구청장은 최근 신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관련해 "선의의 피해자가 나와선 안 된다. 1가구 1주택자로서 다년간 보유 또는 거주한 사람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정책을 수정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 강남구청장은 또 "재건축 문제의 경우 시는 한강 조망권 등 공익성을 앞세우고, 우리 구민들 입장에선 사업성을 따질 수밖에 없다. 거기에 간극이 있다"면서 "서울시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에도 꾸준히 의견을 게재하는 등의 중재자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정순균 구청장과의 일문일답

- 23년 만에 보수 아성 강남구에서 민주당 깃발을 꽂는데 성공했다. 당선 소감은
= 변화를 요구하는 우리 강남 구민들의 열망이 표심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이런 정치혁명을 이룩해 준 강남구민들의 위대한 선택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 득표율 46.1% 과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3파전 고려했을 때 결코 적지 않은 수치인데
= 그렇다. 46% 높은 수치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을 35%로 보고 나머지 10% 중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평화·화해협력 정책으로 인한 영향이 5%, 그외 나머지는 제 개인의 상품성이라고 본다. 예를 들면 중도 보수의 외연 확장성 등으로 인해 5%정도 올랐다고 평가한다. 실제 강남구만 놓고 보면, 박원순 서울시장보다 1만3000여 표를 더 많이 가져왔다. 물론 박 시장보다 잘났다는 뜻은 아니다. 즉, 다시 말해서 구민들은 '정부여당-시-구'로 이어지는 원팀에 대한 기대가 큰 반면, 여당이기 때문에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 5%는 저에게 주는 채찍과도 같다. 

- 구민은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부담금 낮춰줄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클텐데?
= 일단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해야 한다. 특히, 1가구 주택자로서 다년간 보유 또는 5년이상 거주한 구민에 대한 피해가 없도록 구청장으로서 중앙정부에 꾸준히 의견을 개진할 생각이다. 재건축 문제도 서울시 같은 경우에는 한강조망권 등 공익성을 앞세우는 것이고 압구정 주민은 사업성, 즉 얼마나 이익이 돌아오느냐를 따질 수밖에 없다. 거기에 간극이 있다. 괴리감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사실상 지금까지는 야당 구청장이 오랫동안 집권하고 특히 신연희 전 구청장의 8년은 서울시와 단절 상태였다. 그래서 이런 서울시와 강남구민과의 거리감을 좁히고자 하는 노력조차도 할 수 없었던 상황이다. 앞으로 여당 구청장으로서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하면 주민들의 의사가 시에 충분히 전달되고 또 그것이 시 정책에 반영되고, 집행과정에서도 주민들의 재산권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절충점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본다.

- 박원순 시장이 취임사에서 한강변 35층 제한 절대 풀 수 없다고 선언했는데
= 기본적으로 층고를 제한하는 것은 서울시의 2030플랜이다. 5년마다 한 번씩 버전 업그레이드를 하는데 내년에 다시 논의가 시작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개정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2030이란 본래 시민들의 참여해서 만든 주택정책인데 그동안 강남구와 서울시가 대립하고 갈등으로 인해 강남쪽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라도 내년, 내후년에는 우리 구민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다 보면 충분히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조금 전 신연희 전 구청장 이야기 하셨다. 적폐 청산 목소리도 나오는데
= 적폐청산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구정에 대한 되돌아보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를 정리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민선정부 23년, 특히 지난 신연희 8년은 다시 한 번 되짚고 계승할 것은 계승하고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부족한 점을 파악해 책임질 부분은 소재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와 관련해 취임 당일인 지난 2일 이미 외부감사기관에 요청을 한 상태다. (감사기관에서)판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 거창하게 적폐청산이라고 할 것도 없이 구정을 되짚어보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재차 말하지만 꼭 잘못된 것만 찾으려고 하는 것이 아닌 어느 것을 계승할 것인지 또 무엇을 버려야 할 것인지를 따지기 위함이다.

- 바로 이웃이자 홍일점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린다
= 25개 자치구 중 유일한 야당 소속 구청장이시다. 저 역시 23년 만에 처음 민주당 출신 강남구청장으로 당선된 만큼 공통분모가 있다. 지난 지방선거 기간 동안 정파와 이념을 떠나 강남구민만을 위한 구청장이 되겠다고 약속드린 바 있다. 구민을 위해서라면 서초구와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 4년 임기 내 반드시 해결하고픈 게 있는지
= 개별 사안을 거론하기에 앞서 해결해야 할 전제가 있다. 전임 구청장이 지난 회기 동안 서울시와 대립각만 세우면서 지역 현안들이 해결되지 않고,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구민에게 돌아왔다. 먼저 서울시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 이후 지역의 장기 숙원사업들을 하나하나 풀어가겠다.

nic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