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FTA 비준‘양면 전술’구사
한나라, FTA 비준‘양면 전술’구사
  • 전성남기자
  • 승인 2008.11.11 17: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준표 “보완대책 내놓고 야당과 협의 원만히 처리”
민주 “FTA 직권상정 강행시 전 상임위 일정 거부” 한나라당은 11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주장하며 민주당을 거듭 압박하면서도 여야 합의를 강조하는 양면 전술을 쓰고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FTA를 국익 차원에서 접근해야지 여야의 힘겨루기나 정쟁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비준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노무현 정부는 지난 5년간 반미 자주외교 노선을 천명한 정부”라며 “당시 장관을 했던 분이 지금 민주당 의원이 돼서 거꾸로 FTA를 반대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가능한 여야 대결구도를 만들지 않고 야당과 협상을 통해 (비준안을) 처리하겠다”며 “빠른 시일에 (FTA) 보완대책 종합판을 내놓고 야당과 협의해서 원만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FTA 피해 대책은 이미 두차례 나왔는데, 정부와 함께 보완대책을 다시 철저하게 점검해 혹시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 챙겨보겠다”며 “FTA 피해에 대비한 부분은 일종의 재해대책으로 예비비에 반영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임 의장은 “야당이 선 대책을 강조하고 있는데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요구하고 제시해야 한다”며 “미국 새 행정부가 재협상을 요구할 지 모르니 국가간 체결된 (협상의) 국회 비준을 늦추자는 주장은 일종의 사대주의”라고 비판했다.

그는 “차라리 FTA를 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것이 솔직한 태도”라며 “FTA 하지 말자고 하는 사람들과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편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민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이 여야 합의 없이 비준안 상정을 강행할 경우 통일부 예산안 상정을 비롯한 전 상임위 일정을 거부할 것이며, 향후 어떠한 한나라당의 의사협조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외통위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한미 FTA 비준을 불도저식으로 강행하겠다는 것은 FTA 자체를 위태롭게 하고, 한미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며 나아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단합이 필요한 국민들을 양분시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한국이 먼저 비준안을 처리할 경우 대미 압박효과가 있다는 정부와 여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지난 20개월간 미국 대선과정에서 나타난 여론, 2년 후 중간 선거를 비롯한 향후 정치 일정 등 미국 내 상황을 볼 때, 우리 국회의 선 비준이 미국에 압박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일축했다.

이들은 “미측 사정을 보지도 않고 무조건 국내 비준에 몰입할 것이 아니라, 국내 보안대책을 철저히 마련하여 국민의 동의와 지지를 다져나가야 한다”며 “특히 최근 세계를 흔들고 있는 금융부문 및 협상의 최대피해산업이 될 농업분야에 대해서는 더욱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회 각 상임위를 대표하는 의원들로 구성된 특위를 설치하고, 비준안과 국내보안대책 모두를 심의·의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