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대미 외교전략 구축 ‘분주’
정치권, 대미 외교전략 구축 ‘분주’
  • 양귀호기자
  • 승인 2008.11.06 18: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바마 체제’공부 토론회 잇따라…한, ‘한미관계 특위’ 설치키로
17일 국회 외교통통위 대표단 미국 방문…외교기조 확인 ‘변화와 희망’을 국정운영의 중요 가치로 내건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여야는 달라질 국제환경에 대응할 새로운 대미 외교전략을 세우는데 부심하고 있다.

우선 여야는 미국의 한반도 정책 가운데 대북정책을 급변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보고, 오는 17일 미국을 방문하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대표단을 통해 미국 새 행정부의 외교기조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특히 이번 방문을 통해 미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비준동의안 처리를 설득하기로 했다.

아울러 여야는 ‘오바마 체제’를 공부할 토론회를 잇따라 계획, 한미정책 공조의 방향 및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비준 전략, 대북정책 변화, 한미정책 공조의 방향 등을 논의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6일 정옥임 의원이 주최하는 ‘이명박·김정일·오바마’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국회에서 개최했고,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원장 김효석 의원)도 ‘미 대선 이후의 변화와 한국의 대응책’이란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한나라당은 또 이날 오바마 당선 이후 미국의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몽준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한미관계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윤상현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 직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바마 당선 이후 미국 측의 정책적 변화에 긴밀하게 대응하기 위해 정몽준 최고위원을 책임자로 한 ‘한미관계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 핵심 관계자는 특위 구성에 대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미국 측과 인맥이 있는 사람들이 포함될 것”이라며 “오바마나 민주당 측과 네트워크가 있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만간 정 최고위원이 위원회를 소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통적 한미동맹 관계와 우의 협조관계가 더 굳건해지고 발전되는 방향으로 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당 차원에서도 지금 대비를 시작했고, 필요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송영길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한미관계발전특위를 구성하고 이날 초당적 방미대표단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송 의원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과거 한나라당이 개별적으로 대표단을 꾸려 자기 입맛에 맞는 보수적 인물을 만나는 것 보다는 초당적으로 대표단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며 미 무역대표부(USTR) 등을 함께 방문할 것을 제안했다.

민주당 한미관계발전특위는 박영선·우제창·송민순 의원과 안희정 최고위원 등 전·현직 의원들로 구성됐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오바마 미 대통령의 탄생은 민주당 승리와 신보수주의, 신자유주의 파산을 역사적으로 천명한 것”이라며 “오바마 정권 탄생이 한반도와 대한민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외교·통일분야를 맡고 있는 각 당의 의원들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한미동맹과 대북정책, 한미FTA등 현안에 대한 전망을 쏟아내고 나름의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오바마 체제에서도 한미동맹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지만 야당 일각에서는 동맹 약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대북정책은 여야 모두 획기적으로 변화될 것이며 북미관계도 지금보다 훨씬 진전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야당은 북미관계 급진전 속에 한국이 소외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또 한미FTA에 대해서는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여당은 연내 한미FTA비준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은 “오바마는 한미동맹 관계를 중요시하면서도 질적 변화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동맹이 포괄적·가치 중심적 동맹으로 발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대북 정책에 있어서도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며 “오바마는 6자회담을 존중하면서 북미회담도 개최한다고 했으니 대화를 통한 북핵폐기 노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기울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문학진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강경책에 대한 한미간 충돌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통상마찰을 우려했다.

그는 “우리만 남북관계를 풀지 못하고 남북경색을 지속시킨다면 6자회담이나 동북아에서 아무런 역할도 못하고 오히려 고립될 수밖에 없다”며 외교안보라인의 전면개편도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미국 공화당과 네오콘 중심의 외교정책을 펴온 정부는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다원적인 외교 노선을 가진 오바마와 외교적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북미관계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두고 한미가 대립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