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주에서 가장 큰 섬인 하와이 섬(일명 빅아일랜드) 동쪽 끝에 있는 킬라우에아 화산이 17일 새벽 4시부터(현지시간) 무려 9100m 높이의 화산재를 뿜어 올리면서 다시 활동을 재개했다.
하와이뉴스나우 등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이번 폭발은 검은 빛 화산재 가스 기둥이 하늘로 치솟은 뒤 화산재가 반경 수 ㎞에 걸쳐 비처럼 쏟아졌다.
당초 지질학자들이 우려했던 거대 암석덩이가 탄도미사일처럼 떨어지는 재앙적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질학자들은 이번 분출이 화산활동이 더욱 격렬해지고 있는 증거라면서, 앞으로 더 많은 화산재가 분출되고 어쩌면 정상의 분화구에서 암소 한마리 크기의 커다란 바윗돌들을 뿜어 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분화구를 중심으로 반경 2∼3㎞ 안에서 지질학자들이 경고한 커다란 바윗돌의 암석은 아니지만 콩알 크기 만한 암석 파편이 떨어진 것으로 관측됐다.
미 지질조사국(USGS) 소속 화산학자 미셸 쿰브스는 CBS 방송에 "오늘 새벽에 일어난 분출은 지금까지 본 것 중에서는 가장 컸다"며 "에너지 측면에서도 그랬다. 대기에 큰 기둥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인근 포호아 지역에 사는 주민 토비 헤이즐은 "새벽에 다시 쉴새없는 폭음을 들었다"며 "이제는 정말 집을 떠나 대피소로 가야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갈 돈이 없거나 집을 버리고 피난 생활을 하기 싫어서 가지 않고 있다"며 걱정했다.
킬라우에아 화산은 지난 3일 규모 5.0의 지진과, 규모 6.9의 지진 발생 이후 10여 군데가 넘는 분화구 균열에서 용암 분출과 함께 이산화항 가스가 뿜어져 나왔다.
특히 킬라우에라 화산은 15일에도 또 폭발, 화산재와 연기를 뿜어내면서 미 지진조사국이 폭발후 12일 만에 처음으로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적색경보는 화산 폭발이 진행 중이며 항공기의 비행 경로에 화산재가 뿜어져 나올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번 화산재로 인해 킬라우에아에서 48km 떨어진 하일로 마을의 주민들은 호흡곤란, 가려움증, 눈 충혈, 피부질환 등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청은 인근 주민들에게 화산재 마스크를 나눠주었고, 학교는 대기중 화산 가스인 황산가스의 분포량이 위험수위를 넘자 휴교에 들어갔다.
하와이주 방위군은 킬라우에아 화산 인근 푸나 지역에서 약 1000명의 주민을 추가로 대피시킬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활화산 중의 하나인 킬라우에아는 1983년 이래 간헐적으로 대폭발을 해왔다. 빅 아일랜드에는 이런 화산이 5개나 있지만 그 중 유일하게 폭발하는 화산이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