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삼촌·이모 마음을 사로잡아라”
패션업계 “삼촌·이모 마음을 사로잡아라”
  • 김견희 기자
  • 승인 2018.05.0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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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 친척 지갑 여는 ‘에잇포켓’ 트렌드
유아동복 브랜드 등 키즈라인 잇단 론칭
성인 인기 제품 그대로 본뜬 유아복 인기
(사진=세컨스킨 제공)
(사진=세컨스킨 제공)

패션업계가 키즈라인 강화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 명의 아이에게 부모, 조부모는 물론 삼촌, 이모 등 일가 친척이 지갑을 연다는 의미의 '에잇포켓'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성인제품을 본 뜬 유아동복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인기 제품의 장점을 그대로 유아동복에 옮기면 부모와 아이가 함께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라이프웨어브랜드 세컨스킨은 '맘앤키즈' 콘셉트를 앞세워 엄마와 아이가 함께 입을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자사 임부라인 '디어맘'의 충성고객층이 탄탄한 만큼 자연스럽게 아동 의류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표 제품인 ‘에어니트 2합 A라인 키즈 드레스’는 발랄함을 강조한 유아용 원피스로, 성인용 상품이 함께 출시되어 엄마와 아이가 커플룩으로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가볍고 구김이 적은 소재로 제작돼, 활동이 많은 아이들이 입어도 옷이 쉽게 변형되지 않는다. 

이 외에 ‘키즈 롱슬리브 베이직 가디건’ 등도 동일한 디자인의 성인 제품과 함께 코디하면 엄마와 아이가 더욱 단란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네파의 ‘네파 키즈’도 패밀리룩으로 연출할 수 있는 ‘루나 방풍재킷’을 새롭게 선보였다. 동명의 성인 제품과 디자인이 같아 부모와 함께 입을 수 있다. 

아이더도 이런 시류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성인용과 동일한 디자인의 ‘미니미 라인’을 강화하는 한편, 키즈 신상품 체험단을 운영하는 등 관련 마케팅을 펼치며 키즈 라인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세컨스킨 관계자는 “저출산 현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이 한 명에게 투자하는 비용은 늘어나다 보니 유아동복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추세”라며 “특히 기성 브랜드가 키즈 라인을 론칭하는 경우 기존 고객층을 상대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인기 캐릭터와의 콜라보 제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선호도가 높은 캐릭터를 활용해 화제성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신성통상의 ‘탑텐 키즈’는 최근 무려 118가지의 그래픽 티셔츠를 출시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 우주 등을 테마로 한 제품부터 팩맨, 디즈니, 심슨 콜라보레이션 티셔츠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에이션패션의 ‘폴햄 키즈’도 최근 영화 마블의 등장인물을 활용한 콜라보 라인을 선보였다. 기존 마블 그래픽과는 차별화된 디자인이 특징으로, 마블의 영웅이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어 아동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철수한 사업을 다시 재개하는 경우도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자사 아동복 브랜드 ‘빈폴 키즈’를 백화점 매장에서 철수한 지 1년 만에 온라인 브랜드로 재론칭했다. 

새로운 '빈폴키즈'는 기존 보다 가성비를 높인 것이 특징으로, 아동 유해물질 검사 등을 강화해 품질을 한층 높였다.

신규 오픈 브랜드의 경우 최근 한세드림이 직수입 계약을 체결한 ‘리바이스 키즈’의 기세가 강하다. SPA브랜드 수준의 합리적 가격대에, 브랜드 현지의 오리지널리티 전달과 국내 고객에 맞는 아이템 개발의 균형을 맞추는데 집중하고 있다. 연내 20개 매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에잇포켓 바람은 슈즈 브랜드로까지 옮겨가고 있다. 슈즈 멀티숍 ABC마트는 지난 19일 단독 키즈 매장인 ‘ABC 키즈마트’를 오픈한 바 있다. 나이키, 아디다스, 크록스 등 글로벌 유명 브랜드 및 자사 브랜드 호킨스의 아동화 라인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키즈 시장 진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