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서 37년 만에 발견된 실종 남매
프랑스서 37년 만에 발견된 실종 남매
  • 김기룡 기자
  • 승인 2018.04.2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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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부모와 극적인 상봉 예정
남매의 어릴적 프랑스 현지 사진(사진=충남경찰청 제공)
남매의 어릴적 프랑스 현지 사진(사진=충남경찰청 제공)

경찰의 끈질긴 수사로 실종 37년 만에 부모와 극적인 상봉을 하게 된 남매가 있어 화제다.

충남경찰청은 1981년 8월경 실종된 남매를 37년 만에 타국 프랑스에서 발견, 오는 5월 5일 어린이날에 당진시 합덕읍 소재 성당에서 부모를 상봉한다고 24일 밝혔다.

지난해 7월 발족된 장기실종전담수사팀에 따르면 이들 남매는 수년간 실종아동포스터의 메인에 등재되어 국민의 관심을 모으던 아동으로, 37년 전 실종당시 이 남매는 가정형편으로 서울에 있던 부모와 떨어져 충남 아산의 한 시골마을에서 조부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하지만 병세가 악화된 조부모가 갑자기 사망하자 같은 마을에 살던 작은아버지 부부가 이들 남매를 맡게 됐고, 불행이도 한 달 뒤 작은아버지는 서울에 있는 부모에게 남매를 데려다주는 길에 남매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작은 아버지는 이 같은 사실을 남매 부모에게 알리지 못한 상태에서 얼마 뒤 사망해 부모들은 남매가 언제 어떻게 없어진지도 모른 채 37년 간 아픔의 세월을 보냈다.

남매사건은 신고당시부터 중요단서였던 작은아버지가 사망한 상태로 실종일시와 경위가 특정되지 않아 수사초기부터 난항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수사팀은 유일하게 남아 있던 남매의 사진 1장에서 사건의 실마리 찾았다.

사진을 근거로 아산의 작은 마을 초등학교에서 실종일시를 특정할 수 있는 장남의 생활기록부를 발견하고 ‘중앙입양원’과 함께 해외 입양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실종남매가 1982년 2원경 출생일시가 일부 변경되어 프랑스로 입양된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이에 수사팀은 재외 프랑스 교민과 유학생 그리고 한인단체에 수십 통의 e-메일을 보내며 도움을 요청, 1월 30일 양부모의 옛 주소지에서 그리 멀지않은 프랑스 작은 마을에서 양부모의 생업을 이어받아 제과점을 운영하는 실종남매를 최종 발견했다.
  
이어 국제우편으로 남매의 DNA 시료를 받은 경찰은 부모의 유전자와 대조, 친자관계임을 최종 확인했다.

발견당시 남매는 “37년간 부모로부터 버림을 당한 줄만 알고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가슴 아픈 사연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