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던 금호타이어가 해외매각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한 고비를 넘겼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지난 1일 광주공장에서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60.6%의 찬성률로 중국 더블스타로 해외매각에 최종 동의했다. 이날 투표에는 투표자 2741명 가운데 1660명이 찬성했다. 반대는 1052명이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2일 오전 광주공장에서 경영정상화 및 단체교섭 조인식을 하고 해외매각과 자구안에 최종 합의한다. 이렇게 되면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경영권 인수 절차가 본격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지난달 16일 금호타이어에 대한 더블스타의 투자유치 조건을 승인해 놓은 상태다. 더블스타는 6463억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에 투자자로 참여하게 된다.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보유하는 최대주주가 되고, 경영권을 갖는다.
금호타이어는 지난달 31일 노사가 잠정적으로 마련한 ‘노사특별합의서’를 토대로 2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이행 협약을 맺는다. 채권단은 노사 합의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 상환과 3개월 치 체불임금, 거래처 대금 지급 등에 필요한 자금을 먼저 지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2000억원 규모 한도대출이나 당좌계좌를 별도로 개설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호타이어 노사는 2017~2019년 임금 동결과 상여금 일부 반납 등을 골자로 한 자구계획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은 과도기적으로 연장된다. 우리사주조합이나 임직원에 대한 스톡옵션, 우리사주조합에 대한 사측의 자사주 출연 등 노조에 대한 유인책도 함께 가결된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와의 협약과 별개로 더블스타와 투자유치를 위한 추가 협의에 착수한다. 6463억원의 유상증자와 3년 고용보장, 더블스타 3년과 채권단 5년의 지분매각 제한 등 투자 조건을 구체화하는 방안이다.
금호타이어의 극적 타결은 채권단과 정부당국이 지역경제 등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일관된 메시지를 유지한 게 주효했다. 아직 여러 고비를 넘겨야 하지만 금호타이어 노조의 해외매각 찬성으로 법정관리와 공중분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하게 됐다.
반면 금호타이어만큼이나 회생여부를 놓고 급박한 상황이 전개되던 한국GM은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GM본사 측이 데드라인 시점으로 정한 3월 말을 하루 앞두고 한국GM 노사가 임단협을 벌였지만 이번에도 결과물은 없었다. 한국GM 노사는 지난달 30일 오전 부평공장에서 7차 임단협 교섭을 벌였지만 이번에도 입장차만 확인했다.
노조는 임금인상 관련 요구안과 군산공장 폐쇄 철회 등이 담긴 한국GM 장기발전 전망 관련 요구안 논의를 사측에 요구했고, 사측은 심각한 자금난을 강조하며 복지후생비 축소 등 자신들의 수정 교섭안부터 검토해야 한다고 맞섰다.
금호타이어와 한국GM 사태의 본질은 다르지만 해결 방식에서는 유사한 점이 많다. 정부와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사례를 교훈으로 한국GM의 데드라인도 넘어서야 한다. 시간은 촉박하지만 아직 끝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