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이목집중] 가시밭길 헤쳐온 여자 루지… 도전만 남았다
[평창 이목집중] 가시밭길 헤쳐온 여자 루지… 도전만 남았다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8.02.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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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여자 싱글 런 성은령·에일리 프리쉐 출격 준비
트랙을 역주하는 성은령(위), 에일리 프리쉐. (사진=연합뉴스)
트랙을 역주하는 성은령(위), 에일리 프리쉐. (사진=연합뉴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주목받는 종목에는 썰매 종목이 있다. 썰매 종목에는 잘알려져 있는 봅슬레이와 혼자서 엎드려 타는 스켈레톤 외에 누워서 타는 루지가 있다.

루지는 프랑스어로 썰매라는 뜻으로 5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니고 있는 종목이다. 같은 트랙에서 경기가 진행되는것을 제외하고는 봅슬레이·스켈레톤과는 국제 연맹도 다르고 썰매도 다르다.

단순히 보기에 누워서 썰매를 타니 편하겠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루지의 썰매 속도는 스켈레톤보다 약간 더 빠르다.

달리면서 썰매에 올라타는 방식의 봅슬레이와 스켈레톤과 달리 루지는 시작할때 부터 썰매에 올라타 벽에 고정된 손잡이와 바닥을 밀어 스타트 한다. 결국 내려오는 모습은 비슷해도 상당히 다른점이 많은 스포츠다.

스켈레톤과 마찬가지로 맨몸으로 썰매위에 올라가서 시속 130km가 넘는 속도를 견뎌내야 하는 보는 것 이상으로 훨씬 어렵고 위험한 종목이다.

상대적으로 국민적 관심을 많이 받았던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에 비해 루지는 가시밭길을 헤쳐 나가고 있다. 예전 경기 기록을 살펴보더라도 지난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 이기로, 강광배, 이용선수가 처음 출전한 이후 국제 경기에서 단 한번도 20위 이내 성적을 내본적이 없다.

특히 여자 종목은 지난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출전했을 정도로 사정이 열악했다. 하지만 이번 동계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열린 만큼 홈에서의 경기를 기회로 삼아 볼만 하다.

12일 여자 루지 첫 경기가 오후 7시50분에 펼쳐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선수로 성은령, 에일린 프리쉐 선수가 출격 대기중이다.

성 선수는 4년전 소치 대회에 출전해 52초124의 기록을 세우며 29위를 차지한 국가대표 여자1호 루지선수다.

올림픽을 앞두고 십자인대가 끊어진 사실이 알려져 적잖은 우려를 낳았지만 그녀는 "흔한 부상이다. 괜찮다" 라며 "루지는 다른 종목과 달리 달려야 하는 부분이 없어서 문제없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소치올림픽 이후 4년간 후회 없이 노력하며 보냈지만 유럽 선수들의 높은 벽에 부딪쳐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고 "아시아 선수로서 최고의 성적을 내고 싶다"고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함께 출전하는 에일리 프리쉐 선수는 우리나라로 귀화한 독일 출신 선수다. 총 144명의 한국 대표팀 중 19명의 귀화 선수 중 한명인 그녀는 지난 2016년 12월 면접 심사를 통과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많은 다짐을 하고 귀화한 그녀지만 이번 대회에서 메달권에는 근접하기 힘든 모양새다. 지난 10월 훈련 도중 왼쪽 새끼발가락 주변 발등을 다치는 부상을 당해 뼈까지 금이 가 철심을 박는 수술을 했다.

프리쉐는 "부상이 많아 욕심만큼 준비하지 못한 면이 있다"며 "그래도 트레이닝을 많이 했으니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또한 "열심히 훈련해서 마침내 여기까지 왔다. 올림픽을 앞두고 있어 설렌다"며 "무엇보다 지금은 고통이 없다"고 강조했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