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21세기폭스 '빅딜 성공'… 美정부 승인만 남았다
디즈니, 21세기폭스 '빅딜 성공'… 美정부 승인만 남았다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7.12.15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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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조원에 계약 성사… 세계 미디어시장 '지각변동'
마블부터 심슨가족까지… 명실상부 '콘텐츠 제왕'
(사진=월트디즈니, 21세기폭스 그룹)
(사진=월트디즈니, 21세기폭스 그룹)

월트디즈니가 21세기 폭스를 인수하는 ‘빅딜’에 성공했다.

ABC방송과 스포츠 채널 ESPN 등 유명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을 잇달아 인수·합병해온 디즈니는 이번 인수 계약을 통해 세계 미디어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특히 두 미디어 공룡의 결합으로 할리우드는 물론 전 세계 미디어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현지언론 등은 월트디즈니가 14일(현지시간)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미디어 제국 중 일부인 21세기폭스의 영화·TV 사업 등의 주식을 524억 달러(약 57조1000억원)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폭스 측은 디즈니에 영화·TV 스튜디오, 케이블·국제 TV 사업 등 자산을 넘기게 된다. 디즈니는 137억달러(약 14조9000억원)에 이르는 폭스의 순부채도 떠맡을 예정이다.

또 OTT인 '훌루', 유럽 위성방송 '스카이'의 최대 지분과 인도의 거대 미디어 그룹 '스타 인디아'도 인수한다.

다만, 폭스뉴스와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 폭스스포츠 1·2, 빅텐 네트워크, 더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언론사와 일부 스포츠 채널은 이번 인수 대상에서 제외됐다.

디즈니의 폭수 인수는 스트리밍 서비스 업계의 강자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에서 비롯됐다.

디즈니는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미디어 업계에 커다란 위협으로 부상하면서 폭스의 인수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디즈니는 두 달여 전부터 21세기폭스와 인수·합병(M&A) 방안을 논의하면서, 미국 최대의 케이블방송통신 업체 컴캐스트 등과 치열한 인수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인수로 세계 최대 영화 제작사인 디즈니는 명실상부한 캐릭터의 제왕 자리를 굳힐 전망이다.

실제로 디즈니는 2009년 마블을 인수한 데 이어 이번 폭스의 인수로 유명 히어로가 총출동하는 새로운 '마블 유니버스' 출범이 가능하다.

X맨과 같은 일부 마블캐릭터는 21세기폭스가 판권을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폭스의 인수로 아바타, X맨, 판타스틱 포, 데드풀, 혹성탈출 등도 디즈니 소유가 된다.

이번 인수 계약을 통해 앞으로 다변화된 채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동시에, 기존 공중파와 케이블TV 방송 대신 안방극장을 점령할 것으로 전망되는 OTT 서비스 시장에서 교두보를 마련한 점도 이점으로 평가된다.

특히 폭스의 '심슨가족' 등을 통해 기존 TV 사업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마지막 남은 관문은 정부 당국의 승인 여부다.

미 법무부는 국내 2위 통신사 AT&T가 미디어그룹 타임워너 인수를 추진하자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타임워너가 먼저 CNN을 다른 곳에 매각해야만 AT&T의 인수·합병 계약을 승인해주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로이터는 이 사례를 들며 "당국의 허가 여부는 아직 분명치 않다"고 전망했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