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오리 주산지' 영암서 고병원성 AI… 이미 18만마리 분양
'최대 오리 주산지' 영암서 고병원성 AI… 이미 18만마리 분양
  • 박소연 기자
  • 승인 2017.12.1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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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두달 앞두고 올겨울 다섯번째 확진… 방역당국 비상
오리 7만6천마리 살처분… 일시 이동중지 발령 등 방역 총력
11일 오전 전남 영암군 신북면의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된 한 종오리 농장에서 방역 작업자들이 오리알을 살처분하기 위해 진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1일 오전 전남 영암군 신북면의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된 한 종오리 농장에서 방역 작업자들이 오리알을 살처분하기 위해 진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국 최대 오리 산지인 전남 영암의 한 종오리(씨오리) 농장에서 검출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확인됐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두 달 남짓 남겨 놓은 상황에서 지난달부터 이곳 농장의 새끼오리가 10곳의 농장에 분양돼 온 사실까지 확인돼 당국은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의심 신고가 접수된 전남 영암군 소재 종오리 농장(사육규모 1만2000여마리)에 대한 농림축산검역본부 최종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H5N6형 AI 바이러스로 확진됐다. 

올 하반기(7∼12월) 들어 일반농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지난달 19일 전북 고창군에 이어 두 번째다.

영암은 바로 인접한 전남 나주시와 함께 전국에서 오리 사육량 1, 2위를 다투는 지역이다. 두 지역이 중심인 전남의 오리 사육량은 올해 3분기(7∼9월) 기준 전국 사육량의 52% 수준이다.

또한 이 농장의 반경 10㎞ 이내에는 81개 농장에서 닭·오리 등 가금류 324만마리를 사육해 AI 바이러스가 퍼질 경우 피해가 더 커질 우려가 제기된다. 

더군다나 이번 AI 확진 판정 농가는 새끼 오리를 다른 곳에 분양하는 종오리 농장이어서 확산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실제로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영암 농장에서는 지난달부터 10곳의 농장에 새끼오리를 분양했다. 

농식품부는 현재까지는 영암 농가에서 초생추(새끼 오리)를 분양받은 농가 중 이상 징후가 확인된 곳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당국은 추가 발생 시 확산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7일간 전남 뿐 아니라 전북, 광주, 대전, 세종, 충남 등 6개 시·도에도 이동제한 조치를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겨울의 사례를 볼 때 H5N6형 AI 바이러스가 닭에 대해선 즉각 감염 증상을 나타내는 것과 달리, 오리는 잠복기가 상대적으로 길다는 점도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또 오리의 경우 AI에 감염되면 바이러스를 대량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당국은 초기에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발생농가 반경 3km 이내 오리 농가 5곳의 오리 7만6000마리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했다.

현행 규정은 고병원성 확진 농장 반경 500m 이내에 대해서만 예방적 도살처분을 하도록 돼 있지만, 당국은 확산을 막기 위해 범위를 넓힌 것이다.

새끼오리를 분양받은 농장 중 2곳의 오리도 이미 살처분 됐으며, 나머지 8개 농장에 대한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영암군과 나주시의 가금류 농장 종사자들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고병원성 확진 판정이 나오기 전 선제적으로 필요한 방역 조치는 모두 완료했으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영암 농가에 바이러스가 유입된 경로 등을 파악하기 위해 현장에 조사반을 파견해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