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CC, ‘망 중립성 원칙’ 폐지 준비…IT업계 지각변동
美 FCC, ‘망 중립성 원칙’ 폐지 준비…IT업계 지각변동
  • 김성욱 기자
  • 승인 2017.11.22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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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FCC 공식 회의 상정…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전망
AT&T 등 통신사 영향력 확대될 듯…인터넷업체는 반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 (사진=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망 중립성 원칙(Net Neutrality Rules)’ 폐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IT)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AT&T와 같은 거대통신사와는 달리 구글과 페이스북 등 인터넷서비스 사업자는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22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21일(현지시간) 망 중립성 원칙의 전면 폐지를 발표한다. 이어 다음 달 FCC 공식 회의에서 상정돼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전망했다.

망 중립성 인터넷에서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인터넷망사업자(ISP)가 데이터의 내용이나 양 등에 따라 데이터 속도나 망 이용료 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원칙이다. 이는 지난 2015년 버락 오바마 정부가 도입한 정책이다.

앞서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지난 3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기조연설에서 “오바마 정부가 만든 규칙들이 시장에 불확실성을 가져왔고 불확실성이 성장의 적이 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 동안 인터넷망 사업자들은 망 중립성 원칙에 대해 소송까지 제기하며 반발해왔다. 그러나 구글, 아마존 등과 같은 IT 기업들은 이 원칙이 없어지면 인터넷망 사업자들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게이트키핑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폐지에 반대해왔다.

NYT 등 외신에서도 망 중립성 원칙이 폐지되면 AT&T, 버라이전, 컴캐스트 등 거대통신회사들이 특정 사이트나 온라인 서비스 접근에 더 많은 이용료를 부과하는 등 경쟁업체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인터넷서비스 사업자들과 소비자 단체는 망 중립성 폐지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포함한 8만개 넘는 웹사이트가 망 중립헝 폐지에 항의하는 온라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통신사 및 케이블 TV 업체들이 자사 서비스와 콘텐츠에 우선권을 제공해 신생 벤처기업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인터넷 요금이 올라가고 비싼 인터넷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정보 습득이나 혁신을 이룰 기회가 줄어들 우려가 있다.

FCC 위원장을 지낸 줄리어스 제나초위스키도 “무차별과 투명성을 위한 망 중립성 원칙은 혁신과 투자의 생태계 조성에 기여해왔다”며 폐지 움직임을 비판했다.

[신아일보] 김성욱 기자 dd9212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