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아시아 순방길에 나선다. 백악관은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3∼14일 한국과 일본,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5개국을 순방한다며 일정을 공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아시아 외교정책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방문 일정도 가시화 됐다. 백악관은 정확한 체류 기간을 밝히지 않았지만 1박2일 정도 머무는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7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어 대한민국 국회에서 연설도 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은 25년만의 의전상 최고의 예우가 수반되는 ‘국빈방문’ 형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할 때 비무장지대(DMZ)를 시찰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시 DMZ 방문은 도발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는데 방문할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세부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만 말해 가능성을 열어 뒀다.
일부 해외 언론에서는 김정은 위원장과 설전을 주고받는 트럼프의 안전을 고려해 “DMZ 시찰을 보류하는 쪽으로 일정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방문할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DMZ방문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북 압박을 떠나서 남북 문제를 직시할 수 있는 기회요 대북 정책 방향 전환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강한 압박만으로는 한반도 전쟁 등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 가게 될 가능성이 짙다. 여러가지 정황을 놓고 볼때 북한이 당분간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이런 토대에서 정책을 세우고 협상해야 대화의 길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시아 순방 일정이 발표된 이날도 북한은 핵 폐기 협상은 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김인룡 북한 유엔 차석대사가 유엔에서 열리고 있는 군축회의에서 “한반도 정세가 일촉즉발의 상황에 와 있다”며 “언제라도 핵전쟁이 터질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비난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과 대화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고 강조했지만, 북한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북핵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은 주목받을 수 밖에 없다.
이번 순방에서 한국·중국·일본 정상들과 각각 회담하면서 북한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여 국제적으로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예측할 수 없지만 현실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인 것만은 틀림없다. 더불어 한미 양국이 굳건한 동맹관계로 긴밀한 안보공조를 다져 나가야 한다.
아무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번 방한을 적극 환영한다.
그가 비무장지대(DMZ) 등을 직접 보고 한반도 상황을 올바르고 명확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