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호재’ 조선·정유·항공 ‘비명’
자동차 ‘호재’ 조선·정유·항공 ‘비명’
  • 김미소 기자
  • 승인 2008.08.2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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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급등…엇갈린 희비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나타내며 1100원대를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환율 호재로 남몰래 웃음을 짓고 있는 반면 철강, 조선, 정유, 항공업계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원료를 대부분 수입하는 철강주는 수입원가 상승에 따른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국내 철강 3사는 대부분이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반면 달러 매출은 20~30%로 낮아 원·달러 환율 상승 시 영업이익이 감소한다.

게다가 달러 부채도 많이 보유하고 있어 이중고를 겪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경우 원·달러 환율 10원 상승할 때 800억 원의 영업이익 감소효과가 나타나며, 동국제강과 현대제철도 각각 240억 원, 165억 원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조선주는 달러가치 급락으로 외환 파상상품평가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자본잠식 문제까지 야기되고 있다.

또한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 둔화와 후판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예전 같은 호황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항공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고유가로 신음하던 항공사들이 환율급등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환율이 10원 오를 경우 대한항공은 약 650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약 130억 원의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우증권 신민석 연구원은 “항공기 구입에 필요한 자금을 외화차입금으로 조달하기 때문에 원화가치가 하락할 경우 외화환산손실이 증가해 세전이익이 감소하고, 연료비와 공항이용료를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영업이익도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원유 수입대금이 연간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만큼 환율 상승에 치명타를 맞게 생겼다.

업계에 따르면 2분기 말 순외화부채가 63억 달러에 달하는 GS칼텍스의 경우 환율이 50원 올랐을 때 2400억 원에 달하는 평가손실을 입게 된다.

예전 같으면 환율상승이 호재로 작용했을 IT업계도 이번엔 환율상승 효과를 찾아볼 수 없다.

달러 강세가 글로벌 경제 침체에서 비롯된 것인데다가 이로 인해 IT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수년간 여행붐을 주도했던 환율은 유가와 더불어 여행사들의 실적 악화의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달러 강세가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라 여행주들은 올해 힘겨운 시기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표적인 환율상승 수혜주로 꼽히는 자동차주는 일본과 유럽사 대비 경쟁력 확보가 예상된다.

환율상승이 실적회복세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과 함께 주가도 상승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3일 동안, 기아차는 최근 4일 동안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9월 상승기조의 환율은 자동차업계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수출비중이 높은 화학주도 환율상승으로 인한 수혜가 기대된다.

유진투자증권 유영국 연구원은 “수출비중이 높은 화학업체에 매출 증대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