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가세
현대重,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가세
  • 김오윤 기자
  • 승인 2008.08.2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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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GS·한화 등 4파전…증권가 ‘부정적’
시너지 효과 극대화…독과점 문제가 ‘걸림돌’ 현대중공업이 갑작스럽게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가세하면서 기존의 포스코, GS, 한화 등과 함께 4파전 양상을 띠게 됐다.

그동안 한발 물러서 있던 현대중공업이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 하루를 앞두고 돌연 참여하기로 한 것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외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현대중공업 내부적으로는 인수를 검토해 왔으며,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동종 업체를 인수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세계 3위 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되면 누구도 견제할 수 없는 초대형 조선업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해상 플랜트 사업과 방위산업 부문에서 대우조선해양이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히고 있는 포스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후판 공급 등에서 부담이 있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조인갑 연구원은 “여러 차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관심 없음’을 표명해 온 현대중공업이 돌변 인수전 참여를 전격 선언한 것은 명분보다는 실리를 생각하는 양수겸장(兩手兼將)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인수 참여 선언을 통해 인수군에 들어가 있는 포스코와의 견제 관계를 형성해 후판에 대한 가격결정권을 유지하는 한편, 대우조선해양의 예비실사를 통해 시너지 관계를 파악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현대중공업이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현금성 자산만 3조8000억 원에 이르고 있어 인수 희망업체 가운데 현금 동원 능력이 가장 탁월하다.

자금적인 측면에서만 볼 때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군 중에서 유일하게 FI(재무적 투자자)나 SI(전략적 투자자) 없이 유일하게 단독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수 있는 업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독과점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송재학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향후 조선산업의 독과점 문제로 전개될 것이며, 공정 경쟁에서도 문제의 소지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올해 7월말 기준으로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의 국내 수주잔량 시장점유율은 36.7%, 대우조선해양을 포함하면 51.5%에 이르게 된다.

세계 수주잔량 시장점유율도 현대중공업그룹은 13.5%이지만,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19.0%로 높아지게 된다.

또한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동종업체의 인수를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용문제와 구조조정 측면에서 조선사의 인수를 환영할리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2002년 세계 경기 불황에 따른 조선 경기 하강 충격을 경험한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조선사업 비중을 무리하게 확장하는 무리수를 쓰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송 연구원은 “최근 중장기 세계 조선산업 싸이클의 하락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조선전업도를 낮춰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조선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는 것은 부정적 측면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오히려 현 시점에서는 비조선부문의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 주가는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27일 전일보다 6.15% 급락한 22만90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