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13개 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
금메달 13개 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
  • 양귀호기자
  • 승인 2008.08.2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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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종합 7위, 일본 제치고 8년 만에 아시아 2위 복귀
베이징올림픽 폐막…‘2012년 런던 올림픽’카운트다운

204개국 1만5000여명의 선수들이 펼친 감동의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1988서울올림픽 이후 20년만에 아시아에서 열렸던 2008베이징올림픽은 24일 오후 9시(한국시간) 폐회식을 갖고 17일간의 열전을 모두 마무리했다.

한국은 대회 마지막 날인 24일 남자 마라톤에 출전한 이봉주와 이명승(이상 삼성전자), 김이용(대우자동차판매)이 하위권으로 처졌고 남자 핸드볼도 8위에 그쳐 메달을 추가하는 데 실패했다.

한국은 이웃 중국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 25개 종목 267명의 선수들을 출전시켰다.

수년간 올림픽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렸던 선수들은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유감없이 뽐내며 다른 선수들과 실력을 겨루었다.

이들의 노력에 힘입은 한국은 92바르셀로나대회 이후 16년만에 두 자릿수 금메달을 획득하며 종합 10위를 초과 달성했다.

13개의 금메달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고 종합 7위를 확정지으며 8위에 머문 일본(금9, 은6, 동10)을 제치고 8년 만에 아시아 2위에 복귀했다.

항상 그래왔듯이 이번 올림픽에서도 명승부와 함께 수 많은 스타들이 양산되며 무더위에 지친 국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줬다.

유도 60kg급에 출전한 최민호(28, 한국마사회)는 5경기 연속 한판승의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에서 루드비히 파이셔(오스트리아)를 2분14초만에 업어들어메치기 한판으로 눕혔다.

4년 전 올림픽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각광받았던 최민호는 근육 경련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기에 이 날 금메달은 더욱 값졌다.

경기 내내 강인한 모습을 보여줬던 최민호는 금메달이 확정되자 매트에 엎드려 눈물을 쏟아내 국민들에게 더욱 큰 감동을 안겼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동양인이 자유형 400m를 제패했다.

그 주인공은 한국의 19살 소년 박태환(단국대)이었다.

그랜트 해켓(28, 호주)과 라슨 젠슨(23, 미국) 등 세계적인 선수들 사이에서 레이스를 시작한 박태환은 3분41초8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두드리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박태환은 이틀 뒤 벌어진 자유형 200m에서도 ‘수영의 神' 마이클 펠프스(23,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특히, 박태환은 1분44초85를 기록하며 아시아신기록(종전 1분45초99)을 수립하기도 했다.

여자 양궁 단체전에 나선 박성현(25, 전북도청), 윤옥희(23, 예천군청), 주현정(26, 현대모비스)의 황금 트리오는 올림픽 7연패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탈리아와의 8강전에서 세계신기록(231점)을 세우는 등,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던 양궁대표팀은 결승전에서 중국을 224-215로 손쉽게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양궁장을 가득 메운 중국 관중들은 한국 선수들이 시위를 당길 때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방해 공작을 펼쳤지만 자신들의 응원문화에 먹칠만 한 꼴이 됐다.

남자 양궁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박경모(33, 인천계양구청), 이창환(26, 두산중공업), 임동현(22, 한국체대)으로 구성된 남자양궁대표팀은 이탈리아와의 결승전에서 물고물리는 접전 끝에 227-225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 남자 양궁은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여자 양궁과 함께 올림픽 3회 연속 동반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또한, 1988년 서울올림픽을 포함해 통산 4회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국가로도 이름을 남겼다.

지난 2004아테네올림픽 남자 공기권총 50m결승전. 줄곧 선두를 달리던 진종오(29, KT)는 단 한 발의 실수로 금메달을 헌납했었다.

4년간 절치부심한 그는 같은 무대에서 보기좋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진종오는 결승전에서 총점 660.4점을 기록하며 당당히 금메달을 차지했다.

9일 열린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던 진종오는 이번 메달로 베이징올림픽 두 번째 메달을 황금색으로 장식했다.

역도의 사재혁(23, 강원도청)은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선수단에 금메달을 선사했다.

남자역도 77kg급에서 인상 163kg, 용상 203kg, 합계 366kg을 들어 가장 힘센 사나이로 인정받았다.

사재혁은 19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작은 거인' 전병관에 이어 16년만에 역도 금메달리스트로 남게 됐다.

5일 동안 6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역대 최고의 출발을 보인 한국은 상위권을 유지하며 종합 10위 달성에 청신호를 밝혔다.

라이벌 무솽솽(24, 중국)의 불참 선언이 있고 난 후 모든 사람들이 장미란(25, 고양시청)의 금메달을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그가 이 정도로 압도적인 실력 차이를 보여줄 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역도 75kg이상급의 장미란은 인상 140kg, 용상 186kg, 합계 326kg을 들어 277kg에 그친 2위 올하 코로브카(23, 우크라이나)와 무려 49kg차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홀로 기록 도전에 나선 장미란은 5개의 세계신기록을 보너스로 얻었다.

배드민턴 세계랭킹 10위 이용대(20)-이효정(27, 삼성전기)조가 랭킹 1위 인도네시아의 노바 위디안토(31)-나트시르 릴리야나(23)조에 2-0 완승을 거두며 8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정재성(26, 삼성전기)과 호흡을 맞춘 남자복식에서 초반 예선 탈락의 아픔을 겪은 이용대는 이 날 금메달로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냈다.

경기가 끝난 후 카메라를 향한 윙크는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역시 괜한 효자종목이 아니었다.

금메달 획득의 막중한 임무를 띠고 경기에 나선 태권도의 임수정(22, 경희대)과 손태진(20, 삼성에스원)은 주위의 부담 속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먼저 경기를 치른 임수정은 아지지 탄리쿨루(22, 터키)를 1-0으로 따돌렸고, 손태진은 미국의 강호 마크 로페즈(26)에게 경기 종료 2초를 남겨두고 1점을 얻어 3-2로 승리를 거뒀다.

두 선수의 '금빛 발차기'에 힘을 얻은 한국은 금메달 10개째를 올리며 16년만에 두 자릿수 금메달을 달성했다.

황경선(22, 한체대)은 태권도 여자 67kg급 결승전에서 카린 세르게리(23, 캐나다)를 2-1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미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타이틀을 차지했던 황경선은 올림픽까지 제패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한국 체육사에 길이 남은만한 기록이 두 개나 달성됐다.

태권도 헤비급에 나선 차동민(22, 한체대)은 그리스의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29)와의 결승전에서 종료 20초를 남기고 오른발 돌려차기를 성공시켜 5-4로 승리를 거뒀다.

이미 3체급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던 한국 태권도는 마지막 주자로 나선 차동민마저 정상에 오르며 사상 첫 전종목 석권의 위업을 달성했다.

2004아테네올림픽 결승전에서 지금은 IOC선수위원이 된 문대성(32)에게 뒤돌려차기로 KO패당한 니콜라이디스는 그 때보다 훨씬 향상된 모습을 보였지만 금메달의 주인공은 빠른 몸놀림에서 나온 발차기를 선보인 차동민이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올림픽 야구에서 세계 정상에 올랐다.

아마 야구 최강자인 쿠바와 결승전을 치른 한국은 이승엽(32, 요미우리 자이어츠)의 선제 투런홈런에 힘입어 3-2로 승리, 금메달을 획득했다.

'해결사' 이승엽은 1회초 결승 투런홈런을 기록,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고 '괴물' 류현진도 뛰어난 제구력과 안정된 볼 배합으로 막강 쿠바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야구대표팀은 3-2로 앞선 9회 1사 만루의 위기에서 포수 강민호가 퇴장당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구원 등판한 '특급소방수' 정대현이 상대 6번 타자 구리엘을 병살타로 잡아내며 한국 야구 100년 역사상 최고의 명장면을 연출했다.

한편 이날 베이징 올림픽 폐막과 함께 2012년 차기 런던 올림픽 개막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은 이날 베이징 올림픽 폐막식에서 궈진룽(郭金龍) 베이징시 시장으로부터 올림픽기를 넘겨받았다.

영국 전역 거리 곳곳에도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폐막식 장면이 중계되고, 버킹엄궁 앞 대로에서는 올림픽기 이양 기념 콘서트가 열린다.

런던은 1908년, 1948년에 이어 2012년까지 세계에서 처음으로 올림픽을 세 번이나 개최하는 도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