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융보 감독은 20일 중국의 스포츠 전문지인 '화오싱콩(華奧星空)'이 베이징올림픽 방송과 합작해 제작한 한 프로그램에 참석해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는 금메달을 따내는 것도, 홈경기라는 부담감도 아닌 린단이 한국 선수와 겨루는 그 상황을 상상하는 것이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배드민턴 강국인 중국에서, 그것도 홈경기가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모든 선수들은 메달을 따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사실 나는 올림픽에서 몇 개의 메달을 따는 것을 성공이라고 책정한 적도 없고 그렇다고 몇 개의 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이를 실패라고 지적한 적도 없다"면서 "단지 모든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경기에 임할 뿐이고 이 같은 목표도 없다면 모든 경기는 무의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린단이 과거에 금메달을 따냈던 과정들을 보면 감독으로서 참 안타까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면서 "특히 한국과의 경기에서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 "린단은 한국과의 경기에서는 유독 태도가 달라지곤 한다"면서 "한국이 그에게 큰 부담을 안겨 주곤 한다"고 주장했다.
리융보 감독에 따르면 과거 린단이 한국과 맞붙을 때마다 "왜 그렇게 경기가 엉망이냐", "전에는 잘 치지 않았느냐",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 같다"는 핀잔을 줬다.
이 같은 핀잔과 훈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자 리 감독은 대표팀의 유니폼을 노란색으로 결정한 후 "노란색은 너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귀뜸해 줬던 것.
리 감독은 이어 "이게 미신일지는 모르겠지만 린단이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하더니 다시 정신을 차린 것 같다"고 밝혔다.
배드민턴 남자단식 세계랭킹 1위인 린단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의 비매너 행위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데, 특히 2008요넥스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 남자단식 결승에서 이현일(한국, 28위)에게 1-2로 패할 당시 화를 참지 못하고 중국 출신인 리마오 한국 코치에게 라켓을 집어던지는 사건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