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드민턴 감독, "한국팀만큼은 만나고 싶지 않았다"
中 배드민턴 감독, "한국팀만큼은 만나고 싶지 않았다"
  • 신아일보
  • 승인 2008.08.2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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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이용대-이효정이 펼친 금빛 사냥을 끝으로 베이징올림픽의 배드민턴 경기가 막을 내린 가운데 중국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리융보(李永波) 총감독이 그동안의 속앓이를 털어 놓으면서 "린단(林丹)이 한국 선수와 맞대결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랐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리융보 감독은 20일 중국의 스포츠 전문지인 '화오싱콩(華奧星空)'이 베이징올림픽 방송과 합작해 제작한 한 프로그램에 참석해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는 금메달을 따내는 것도, 홈경기라는 부담감도 아닌 린단이 한국 선수와 겨루는 그 상황을 상상하는 것이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배드민턴 강국인 중국에서, 그것도 홈경기가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모든 선수들은 메달을 따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바람직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사실 나는 올림픽에서 몇 개의 메달을 따는 것을 성공이라고 책정한 적도 없고 그렇다고 몇 개의 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이를 실패라고 지적한 적도 없다"면서 "단지 모든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경기에 임할 뿐이고 이 같은 목표도 없다면 모든 경기는 무의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린단이 과거에 금메달을 따냈던 과정들을 보면 감독으로서 참 안타까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면서 "특히 한국과의 경기에서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 "린단은 한국과의 경기에서는 유독 태도가 달라지곤 한다"면서 "한국이 그에게 큰 부담을 안겨 주곤 한다"고 주장했다.

리융보 감독에 따르면 과거 린단이 한국과 맞붙을 때마다 "왜 그렇게 경기가 엉망이냐", "전에는 잘 치지 않았느냐",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 같다"는 핀잔을 줬다.

이 같은 핀잔과 훈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개선 조짐이 보이지 않자 리 감독은 대표팀의 유니폼을 노란색으로 결정한 후 "노란색은 너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귀뜸해 줬던 것.

리 감독은 이어 "이게 미신일지는 모르겠지만 린단이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하더니 다시 정신을 차린 것 같다"고 밝혔다.

배드민턴 남자단식 세계랭킹 1위인 린단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의 비매너 행위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데, 특히 2008요넥스코리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 남자단식 결승에서 이현일(한국, 28위)에게 1-2로 패할 당시 화를 참지 못하고 중국 출신인 리마오 한국 코치에게 라켓을 집어던지는 사건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