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클럽 화재 소방관 3명 참변
나이트클럽 화재 소방관 3명 참변
  • 심효철기자
  • 승인 2008.08.2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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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진압중 건물 지붕 무너져
서울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불이나 화재를 진압 중이던 소방관 3명이 지붕이 붕괴되면서 잔해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일 오전 5시25분께 서울 은평구 대조동 Y나이트클럽에서 불이나 진화작업을 벌이던 조기현(45) 소방관 등 3명이 건물더미에 깔려 숨졌다.

순직 소방관은 1991년 2월 임용된 조기현 소방장과 1993년 2월 임용된 김규재 소방장(41), 2007년 4월 임용된 변재우 소방사(35)로 모두 은평소방서 녹번119안전센터 소속이다.

이날 불은 나이트클럽 건물 2층과 3층, 1010여㎡를 모두 태우고 1시간20여분 만인 오전 6시48분께 진화됐으며, 화재 당시 영업을 마친 상태로 손님들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숨진 소방관 3명은 진화작업을 벌이던 중 일명 '샌드위치 판넬'로 불리는 '인슈 판넬'로 만들어진 나이트클럽 3층 천정에 불이 옮겨 붙어 조명등과 잔해가 떨어져 매몰돼 숨졌다.

소방당국은 Y나이트클럽 건물이 1992년 11월 준공한 뒤 1999년 7월 증축이 이뤄졌으며, 20여년 가까이 된 오래된 건물이라 화재에 취약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슈 판넬은 판넬 사이에 스티로폼이 들어간 것으로 화재로 열을 받자 조명등과 각종 기구들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

소방서 관계자는 "이 건물이 옛날 건물이라 보수 및 증축 과정에서 샌드위치 판넬로 만들어졌으며 이후 나이트클럽이 들어선 것"이라며 "샌드위치 판넬은 구청에서 허가가 난 것으로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매우 약해서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최초 발화지점을 목조로 지어진 3층 계단으로 보고 있으나, '새벽 4시께 정리를 마치고 나이트클럽 문을 닫고 나왔다'는 종업원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발화지점 등 화재원인을 파악하는 한편 건물주 등을 상대로 관리부실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숨진 소방관들의 시신은 신촌 세브란스병원 영안실에 안치됐으며, 세브란스장례식장 지하2층에 합동분향소가 마련됐다.

한편, 숨진 변재우 소방사는 지난해 아버지와 여동생이 모두 사망해 현재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