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결산]비인기 종목 설움 딛고 밝은 미래 보여줘
[역도결산]비인기 종목 설움 딛고 밝은 미래 보여줘
  • 신아일보
  • 승인 2008.08.20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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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의 선수가 출전...금 2개, 은 1개

한국 역도, 얻은 것이 많다.

한국 역도가 19일 남자 105kg이상급을 끝으로 2008베이징올림픽 일정을 모두 마쳤다.

남자부 5명, 여자부 4명의 선수가 출전해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따낸 한국 역도는 이번 올림픽에서 많은 것을 얻어냈다.

그 동안 비인기종목의 설움에도 묵묵히 바벨을 들어올렸던 한국의 역도선수들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전국민의 인기를 한 몸에 차지하는 종목으로 올라섰다.

비록 그 인기가 과거의 전철을 밟아 올림픽의 종료와 함께 사그라질지라도 올림픽 기간 동안 국민들이 보여줬던 사랑만큼은 그 어느 종목보다도 뜨거웠다.

국민들은 한국 역도의 현실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됐고 변화를 촉구했다.

국민들은 대한역도연맹에 대한 쓴 소리도 서슴지 않고 뱉어내 역도인들이 현재까지 자신들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선수들에게도 이번 올림픽은 막대한 성과를 안겨줬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 역도 56kg급에서 전병관(39)이 금메달을 따낸 이후 16년 만에 금메달을 따냈다는 점에서 베이징올림픽은 한국 역도에 밝은 빛이 됐다.

남자 77kg급의 사재혁(23, 강원도청)은 16년 만에 한국 역도의 금메달을 안겼을 뿐만 아니라 남자 역도의 대를 이었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

여자 75kg이상급의 장미란(25, 고양시청)은 4년 전 탕궁훙(29, 중국)에게 아쉽게 빼앗긴 금메달을 적지인 중국의 중심 베이징에서 무려 5개의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우며 되찾아왔다는 점에서 선수에게나 국가적으로 커다란 소득이 됐다.

여자 53kg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윤진희(22, 한체대)도 장미란으로 대표되던 한국 여자역도의 새로운 강자로 충분히 발돋움할 수 있는 재목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전세계를 상대로 펼쳐 보였다.

그러나 아쉬운 순간도 있었다.

여자 48kg급의 '기록제조기' 임정화(22, 울산시청)는 같은 무게를 들고도 몸무게가 510g이 더 나가는 바람에 아쉽게 동메달을 놓치고 말았다.

그러나 임정화는 메달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별명답게 한국기록을 갈아치우며 2012 런던올림픽에서의 메달 전망을 밝게 했다.

'아테네의 살인미소' 이배영(29, 경북개발공사)은 남자 69kg급 경기 도중 다리에 부상을 입어 경기를 끝마치지 못했다.

하지만 넘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바를 놓지 않았던 이배영의 투혼은 한국은 물론 경기를 지켜본 전세계인들의 마음 속에 진정한 체육인의 모습은 무엇인지 잘 보여주었다.

이 밖에도 사재혁의 금메달에 혁혁한 도움을 준 남자 77kg급의 김광훈(26, 상무)과 메달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한국신기록을 세운 여자 63kg급의 김수경(23, 제주특별자치도청), 남자 62kg급의 지훈민(24, 고양시청)은 자신들의 가능성을 한껏 펼쳐 보였다.

아쉽게 실격당한 남자 105kg이상급의 전상균(27, 한국조폐공사)에게도 베이징올림픽은 지난 시간의 준비가 갖는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고 앞으로 정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 좋은 대회였다.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은 한국 역도.
그 새로운 변혁의 시기의 한 가운데에 놓인 여무남 회장을 비롯한 대한역도연맹과 선수들의 노력에 따라 국민들의 관심 지속 여부가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