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샹 "누구를 탓하지도, 쉽게 포기하지도 않겠다"
류샹 "누구를 탓하지도, 쉽게 포기하지도 않겠다"
  • 신아일보
  • 승인 2008.08.1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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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샹(25, 중국)이 쉽게 포기하지 않을 뜻을 드러냈다.

류샹은 19일 중국 CCTV와의 인터뷰에서 전날 경기에 기권했던 것에 대한 심정을 밝혔다.

지난 18일 류샹은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에서 열린 육상 남자허들 110m 예선 1라운드 6조 경기에서 다리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5번 레인의 마르셀 반 데르 베스텐(네덜란드)의 부정출발 때 힘겹게 몇 걸음을 뗐던 류샹은 2번째 스타트를 위해 스타트 블럭으로 들어가던 도중 인상을 쓴 후 신경질적으로 경기장을 빠져 나가 중국인을 실망케했다.

"많은 사람들이 내게 집중하고 있었고, 나를 응원해줬다"고 운을 뗀 류샹은 "정말 죄송하다.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고 기대를 저버린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류샹의 말 그대로다.

2004아테네올림픽 남자 허들 110m에서 중국 육상 사상 첫 금메달을 안긴 이후 류샹은 야오밍과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로 군림해왔다.

류샹은 "경기 전 워밍업을 할 때부터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을 알았다"며 "내 다리 부상이 나를 떨어뜨릴 줄 알았다.

나는 가볍게 뛸 때부터 고통스러움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2주전만 해도 류샹은 경기에 참가할 강한 의지를 보였다.

"나는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침통해 한 류샹은 "계속하기를 원했지만 하지 못했다.

견딜 수 없을 만큼 아팠다"고 당시의 참을 수 없는 고통을 표현했다.

이어 류샹은 "만약 어제 내가 뛰었더라면 내 아킬레스건에는 분명히 이상이 생겼을 것이다"며 "경기장을 빠져나갈 때 내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속상해했다.

하지만 류샹은 다시 트랙에 서겠다는 결연한 의지도 함께 보였다.

"나는 내가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알고 있고, 내 다리는 회복된 적이 있다"고 밝힌 류샹은 "꼭 다시 트랙 위에 서겠다"고 맹세했다.

류샹은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부상을 치료하는 것"이라며 "내년에도, 그 이후에도 내가 정상에 올라 설 기회는 있다"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질 것을 내비쳤다.

"나 이외에 누구도 탓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류샹은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류샹이 경기를 포기한 후 한동안 비난 여론이 확산되던 중국은 몇시간이 흐르자 류샹을 위로하는 분위기로 급변, 류샹을 '영원한 영웅'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