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외파 코치 vs 중국 출신 외국 코치
中, 해외파 코치 vs 중국 출신 외국 코치
  • 신아일보
  • 승인 2008.08.1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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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베이징올림픽 메달 순위에서 19일 낮 12시 현재 금메달 39개로 종합 랭킹 1위를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우수한 성적의 뒤에는 중국국가대표팀을 지도해온 '해외파 코치'들의 노력이 큰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콩 따궁바오(大公報)는 지난 18일 "베이징올림픽에서 중국 선수들이 무서운 속도로 금메달을 따낸 데는 무엇보다 중국의 취약 종목을 지도해 온 해외파 감독들의 노력이 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지난 14일 '한국인 킬러' 장쥐안쥐안(張娟娟)이 여자양궁 개인전에서 박성현을 1점차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게 한 데에는 무엇보다 중국 여자양궁을 지도한 한국의 양창훈 코치의 공이 크다고 설명했다.

양창훈 코치는 지난 1986년과 1990년에 열린 아시안게임 개인전과 단체전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낸 적이 있다.

그는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부터 중국 여자대표팀 코치를 맡아왔다.


특히, 장쥐안쥐안을 1대1로 지도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양창훈 코치가 지도해 온 장쥐안쥐안은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양궁 단체 결승에서 한국과 맞붙어 1점차로 금메달을 내어준 뒤 홈경기로 열린 베이징올림픽에서 잃었던 금메달을 따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해 왔다.


또 다른 외국인 코치로는 중국의 여자핸드볼 사령탑인 한국인 출신 강재원 감독을 꼽았다.


강재원 감독은 지난 1980년대 최고의 핸드볼 스타로서 지난해 5월부터 중국대표팀을 1년3개월 동안 지도해 오면서 과거 밑바닥에 머물러 있던 중국 여자핸드볼을 중위권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중국의 여자핸드볼이 비록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에는 기량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실력을 높이 올려놨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이 밖에 지난 16일 열린 여자하키 조별예선 A조 4차전에서 6-1로 한국을 대파한 감독 역시 한국인이다.

중국 언론은 김창백 감독에 대해 줄곧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오는 18일 호주와의 경기에서 또다시 김창백 감독이 신화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또 지난 14일 열린 여자 접영 200m에서 2분4초72의 기록으로 세계기록을 갈아 치우며 금메달을 목에 건 류쯔거(劉子歌)의 배후에는 수영강국 호주의 유명 코치인 켄 우드 코치가 있다.

켄 우드 코치는 이 같은 영광을 안은 후 호주 언론으로부터 중국에 자국의 훈련 비법을 팔아 넘겼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이 밖에 중국의 약세 종목 가운데 하나인 여자 펜싱 사브르 단체 준결승전에서 강호인 프랑스를 상대로 45-38으로 승리를 이끈 사령탑도 프랑스 감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중국이 키운 국가대표 선수들이 국적을 바꿔 올림픽에 출전하거나 외국팀의 감독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등, 중국의 스포츠 성장을 위협하는 코치들도 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한때 오성홍기를 달고 세계를 제패했던 중국의 국가대표 선수들로 중국이 전수해 준 노하우를 다른 국가에 그대로 물려주고 있어 과거 중국의 독주 분야였던 탁구, 배드민턴, 평행봉 등의 아성이 점점 무너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은 이처럼 우수한 선수 또는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국가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한 선수나 감독들이 외국 팀 소속으로 경기에 참가하는 경우의 인물을 '해외병단(海外兵團)'이라고 지칭하며 역적으로 내몰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중국 여자배구를 세계 최강의 반열에 올려 놓았던 랑핑(郞平)이다.

랑핑은 1970~1980년대 중국 여자배구팀에서 활동했던 선수다.

량핑은 한 때 중국의 시나닷컴 등,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역적인가, 애국자인가'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을 만큼 여론의 관심이 높다.


이는 지난 15일 수도체육관에서 열린 중국과 미국간의 여자배구 경기에서 랑핑이 이끌고 있는 미국에 패배한 뒤 나온 여론이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랑핑은 역적인가, 애국자인가'라는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은 다름 아닌 중국의 관영 매채였다.


신화통신은 최근 '스포츠 정신과 민족주의'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자신이 맡은 바를 제대로 이행하는 것이 스포츠 정신임을 강조하면서 스포츠의 종점이 민족주의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데 초점을 뒀다.


신화통신의 보도는 중국 지도부의 의견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는데, 랑핑을 역적으로 몰고가는 행위가 결국 중국에도 좋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밖에 미국의 여자 체조 마루운동 선수인 숀 존슨을 지도해온 중국 체조의 영웅 량차오를 비롯해, 중국대표팀 코치로 지냈다가 자신의 숙적이자 후배였던 리용보(李永波)에게 국가대표팀 자리를 내주고 밀려나 지난 2007년 초부터 한국배드민턴 대표팀을 맡고 있는 리마오(李矛) 코치, 탁구를 위해 귀화한 당예서 등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