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류샹 띄우기 국가 부주석까지 가세
中, 류샹 띄우기 국가 부주석까지 가세
  • 신아일보
  • 승인 2008.08.1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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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중국인들의 '육상 영웅' 류샹(劉翔)이 18일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에서 열린 육상 남자 허들 110m 예선 1라운드 6조 경기에서 오른쪽 다리 통증으로 경기 출전을 포기하자 중국 당국이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을 내세워 위로에 나서는 등, 감동 여론을 만들기 위해 급급하고 있다.

중국 관영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부주석은 류샹이 경기 출전을 포기하자 코치인 쑨하이핑(孫海平)과 류샹에게 위로 서한을 보내 "중앙 지도부들은 류샹이 상처로 인해 출전을 포기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면서 "하루 빨리 건강을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시 부주석은 이어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상처가 심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만큼 모두가 넓은 아량으로 그를 이해해 줬으면 한다"면서 "앞으로 상처 부위를 잘 치료해 조국을 위해 더 큰 영광을 가져다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중국 지도부가 그것도 2012년 이후 후진타오 국가 주석을 이어 중국을 이끌어 갈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 알려진 시진핑 부주석이 올림픽 출전 선수에게 위로 서한을 보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와 관련, 관측통들은 "류샹의 경기 출전 포기는 전 중국 뿐 아니라 전 세계를 뒤덮을 정도로 큰 이슈를 불러왔다"면서 "이 같은 류샹의 결정에 악성 루머가 번지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막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측통들도 "중국 지도부가 류샹에게 서한을 보냈다는 것은 그만큼 류샹의 경기 포기로 인한 중국 시민들의 충격이 크다는 것을 방증해 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류샹의 올림픽 출전 포기 사실이 뉴스화된지 30여 분 만에 시나닷컴 등, 중국의 주요 포털사이트의 게시판에서는 류샹 이야기로 8000여개의 댓글이 실리는 등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이들 가운데 많은 네티즌들은 "류샹은 부상 때문이 아니라 부담 때문에 경기를 포기한 것", "예선전에서 떨어질 것 같아 도망간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류샹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몇 시간이 흐르자 관영매체들까지 가세한 중국 언론들의 '류샹 띄우기'로 갑자기 분위기가 반전, "류샹은 영원한 우리의 영웅"이라고 칭찬하는 글들이 쏟아져 나왔다.